"계절적 요인인가, 대세 상승인가" D램 가격이 최근 며칠새 큰 폭으로 올라 바닥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하락폭에 비하면 상승폭이 미미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 4월이후 줄곧 떨어지기만 했던데 비하면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반면 반도체산업 분석가들은 계절적인 요인에 의한 상승으로 해석하며 낙관을 경계한다. ◇상승 배경=3·4분기와 4·4분기는 계절적으로 PC 반도체 등의 성수기다. 여기에 윈도XP가 출시되면서 주력 메모리가 1백28메가에서 2백56메가로 바뀔 것으로 전망되자 유통상들의 매입이 늘어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가격이 워낙 싸기 때문에 메모리용량을 늘리는데 부담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또 휴대폰과 게임기 등에도 들어가는 등 D램 수요가 확충되고 있다. 또 공급측면에서도 하이닉스반도체 미국 유진공장을 비롯해 NEC 등이 생산물량을 줄였다.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채권단의 지원이 확정돼 '하이닉스 죽이기'의 실효성이 없어지면서 삼성전자 마이크론등 선발업체들의 저가공세가 멈췄다는 해석도 있다. 마이크론이 싱가포르 D램 공장을 1주일간 가동을 중단한다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계절적인 수요 증가,가격 하락에 의한 주문 증가,공급물량 감소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세 상승 회의적=상승세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조적인 상승세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다른 시장조사기관보다 앞서 반도체 경기하강론을 폈던 AFI(어드밴스드 포캐스팅)도 최근 "터널의 끝이 보인다"는 반도체 경기 바닥론을 내놓았다. 그러나 기업분석전문가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대우증권 전병서 연구위원은 "수급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아 성수기가 끝나는 연말께부터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어렵고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수요회복보다 생산증가가 빠르다"며 "11월말 이후 비수기가 시작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초 가격하락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