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해외시장에서 유일하게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가 그리스다. 현대차는 지난해 그리스에서 2만8천4백70대를 판매,9.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2위는 일본의 도요타. 올해도 8월말 현재 9.5%의 시장점유율로 독일의 오펠에 근소한 차로 뒤진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연말쯤이면 1위 자리를 탈환할 것이라는 게 현대차 그리스 대리점의 전망이다. 이처럼 현대차가 그리스에서 "잘 나가는" 것은 파노스 다바리스(Panos Davaris)라는 걸출한 자동차 판매왕이 있기 때문이다. 다바리스 그룹의 회장이기도 한 다바리스씨는 현대차의 그리스 판매업체인 "현대 헬라스(Hyundai Hellas)"의 창업주다. 다바리스 그룹은 현대 헬라스를 모태로 건설 보험 중고차 등 4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현대 헬라스의 경우 자동차 판매만으로 그리스내 80대 기업에 포함될 정도로 규모가 크다. 다바리스 회장은 스스로 "그리스의 정주영 회장"으로 자처하고 있다. 때문에 고(故) 정주영 회장에 대한 존경심과 현대차에 대한 애정이 깊다. 기업경영 철학과 추진력,사업수완,앞날을 내다보는 능력 등에서도 정 회장을 많이 닮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다바리스 회장이 지난 90년 현대차의 그리스 대리점을 인수할 당시 현대차는 그리스에서 고작 70대 정도만 팔리고 있었다. 다바리스 회장은 "수익보다는 판매량을 늘리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하고 투자에 집중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자동차 한대당 평균 미화 4백달러를 광고비로 투입했다. 91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5천만달러의 광고비를 쏟아부었다. 덕분에 현대 헬라스는 그리스에서 3대 광고주로 대접받고 있다. 이 기간중 판 차는 모두 12만5천대. 이것도 모자라 2004년 아테네올림픽 공식 후원업체로 등록했다. 후원금은 1천3백만달러. 자동차 판매 대리점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투자규모다. 하지만 다바리스 회장은 "더 많은 차를 팔기 위한 투자일 뿐"이라며 "아테네올림픽을 계기로 그리스에서 굴러다니는 자동차중 절반은 현대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바리스 회장은 "정주영 회장에 대해 공부하면서 스케일이 매우 크다는 데 감명을 받았다"며 "현대 헬라스도 그리스에서 현대그룹과 같은 신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