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달러/엔 환율 반등과 국내외 주가 폭락 등으로 사흘만에 상승했다. 시장은 불안 심리가 여전해 수요 우위의 장세를 보였다. 엔화의 약세진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물량 공급이 원활치 않다면 전 고점의 상향돌파가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3.70원 오른 1,309.30원에 마감했다. 개장초 잠시 약보합권에 머물던 환율은 국내외 증시의 급락여파와 123엔대로 반등한 달러/엔 환율을 따라 줄곧 오름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1,310원에 대한 경계감이 있어 업체들의 네고물량과 차익실현 매물이 이 선에서 출회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의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한 우려감이 수면 아래 잠복해 있는 가운데 아시아 증시의 폭락세가 가세하고 있어 불안요인은 점차 커지고 있다. 사자(롱)마인드는 강해졌으며 단계적으로 지붕을 어디까지 쌓을 것인지에도 관심이 가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아래쪽으로는 '아니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으며 단계적으로 위가 어디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며 "점차적으로 상승하리란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일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여 1,308∼1,312원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장중 네고물량이 그다지 없어 오름세가 유지됐다"며 "장중 물량 공백이 있을 법했으나 국책은행에서 이를 공급했다"고 말했다. 수출부진으로 인해 내놓을 만한 달러화가 많지 않음을 보여준 셈. 그는 이어 "달러/엔이 초단기적으로 바닥을 보고 추가 하락은 당분간 힘들 것 같다"며 "물량이 많지 않아 내일 네고물량이 나오지 않는다면 아래쪽으로는 제한되고 위로는 전 고점을 뚫고 1,313∼1,314원까지 노려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 환율 상승 자극제 = 지난주 말 122엔대로 마감했던 달러/엔이 123엔대로 반등하고 국내외 증시가 동반 급락세를 보인데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를 제외한 동남아 통화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는 등 환율 상승을 자극하는 요인들이 득세했다. 달러/엔은 지난주 말 일본 고이즈미 총리가 G7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지속적인 구조조정 의지를 밝히고 G7의 지지표명에 힘입어 하락세를 보여 122.96엔에 마감했으나 이날 미국의 강한 달러 정책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123엔대로 튀었다. 일요일 미국 폴 오닐 재무장관은 그동안의 달러 강세가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달러강세는 국가간 이해를 최대한 반영한 것이라는 발언이 달러화 강세를 유도했다. 오닐 장관은 또 하반기 경기회복을 확신하며 강한 달러가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달러 강세 정책을 고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일본의 6월중 무역흑자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6.1% 하락한 7,617억엔을 기록했다는 소식과 함께 닛케이지수 급락이 엔화에 악재로 작용했다. 달러/엔은 오후 4시 54분 현재 123.61엔으로 다시 오름세를 강화하고 있다. 닛케이지수는 16년중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지난 금요일보다 2.5% 하락한 1만1,609.63으로 마감했다. 한때 1만1,500엔대까지 밀리기도 했던 닛케이지수는 고이즈미 효과가 더 이상 힘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금요일보다 13.50포인트, 2.51% 하락한 524.21로 마감해 지난 4월 17일 513.97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2.94포인트, 4.38% 폭락한 64.14에 거래를 마쳐 1월 10일 63.96이후 최저였다. 또 일본 주가가 16년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대만은 7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 주가가 동반약세를 보이고 나스닥선물 약세도 환율 상승을 지지했다. 역외세력은 개장초매수세를 보이다가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기도 했으나 매수쪽에 포인트를 둔 매매형태를 보였다. 업체는 기준율보다 높은 환율 수준에도 불구, 정유사를 중심으로 결제수요가 많았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0.60원 낮은 1,305원에 한 주를 열었다. 지난주 말 역외선물환(NDF)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며 1,303/1,305원에 마감했으나 개장초 달러/엔 반등으로 전적으로 NDF환율을 반영하지 않았다. 개장가를 저점으로 기록한 뒤 환율은 약보합권에서 당분간 머무른 뒤 달러/엔 반등과 역외매수세를 바탕으로 오름세로 전환해 1,309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은 소폭 되밀려 1,307∼1,308원선에서 거래되다가 달러/엔이 반등하자 1,309.30원까지 고점을 높이면서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오른 1,309.5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310원을 고점으로 기록하고 한동안 1,309원선에서 거래됐다. 이후 달러/엔이 125.50엔대로 오름폭을 확대하자 1,310.30원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달러/엔이 반락하면서 오름폭을 줄이며 1,308∼1,309원에서 주로 거래됐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12억원, 69억원의 주식 순매도를 기록해 지난 금요일의 순매수에서 방향을 틀었다. 최근 환율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장중 고점은 1,310.30원, 저점은 1,305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5.30원이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4억62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6억4,14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7,600만달러, 4억3,200만달러가 거래됐다. 24일 기준환율은 1,308.6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