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CEO(최고경영자) 대부분이 올 여름휴가를 미루거나 포기한 채 일에 매달릴 태세다. 일부 은행장들은 해외IR(기업설명회)나 공식 세미나 참석 등으로 휴가를 대체할예정이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김상훈 행장과 주택은행 김정태 행장은 이달중결정될 합병CEO선정을 앞두고 유력한 후보로서 `승리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휴가를 다음달 이후로 미뤄놓은 것은 물론 본격적인 CEO결정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공식일정 이외에 구설수에 오를 수 있는 행동을 삼가고 있다. 이인호 신한은행장은 개인 휴가를 일찌감치 반납한 채 지난 16일 3박4일 일정으로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서부지역으로 IR여행을 떠났다. 김승유 하나은행장, 위성복 조흥은행장, 이영회 수출입은행장 등 3∼5명의 은행장은 능률협회 주관으로 오는 25∼28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세미나 참석을 여름휴가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은행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해외매각을 추진중인 서울은행 강정원 행장, 주채권은행으로 대우차 매각을 추진중인 산업은행 정건용 총재, 우리금융지주사 대표기관인 한빛은행 이덕훈 행장 등도 휴가를 8월 이후로 미뤘으나 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내부 결속에 힘을 쏟고 있는 호리에 제일은행장과 하영구 한미은행장도 이달중엔 휴가일정을 잡지 못했으며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중인 황석희 평화은행장도휴가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한 은행 간부는 "임원이하 직원들의 휴가일정은 `행장 일정과 관계없이 추진하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하지만 휴가일정을 잡는 임직원들의 마음도 편하지는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