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 대회를 1년 앞두고 개막된 컨페더레이션스컵을 계기로 벌써부터 월드컵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지구촌 전체가 주목하는 스포츠축제의 특수를 톡톡히 누리려는 한.일 각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공동 개최국인 일본의 패션업계도 월드컵 호황을 잔뜩 기대하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일본 의류업체들은 5년전 개최국으로 결정된 시기부터 월드컵 비즈니스를 준비해 왔다. 패션부문의 공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업체만 해도 60여개에 달한다. 티셔츠 바지 속옷 등 의류는 물론 넥타이 신발 가방 등 액세서리 생산업체들도 월드컵 시장에 뛰어들었다. 또 로고단체복 타월 메가폰 등 응원 상품도 공식상표 상품화권 계약 대상에 포함된다. 의류등 일부 상품은 이미 작년 말부터 매장에 나와 큰 인기를 누리며 월드컵 붐에 한몫하고 있다. 월드컵 비즈니스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는 와코루 선월드인터내셔날 산아로 등 일본의 쟁쟁한 전문기업들이다. 이들은 '가장 권위있는 스포츠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한다. 그러나 애국심만으로 월드컵 비즈니스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실리적인 계산이 빠질리 없다. 일본 업체들은 월드컵 자체를 '브랜드'로 보고 있다. 최근 일본 선월드 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월드컵이라는 상표가 가져다 주는 경제효과는 2조엔 이상이며 관련상품 생산액은 1천억엔이 넘을 것"이라며 "월드컵은 세계 최대의 유명 브랜드"라고 말했다. "내년 5월 최고 정점을 거쳐 2002년 말이면 시효가 사라지는 '단기 집중형' 비즈니스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이끌까 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또 대회 참가를 통해 새로운 판로나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렇다면 국내 패션업계는 월드컵이라는 유명 브랜드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국내의 움직임은 일본에 비해 아직 그리 활발하지 않다. '경제 월드컵'이란 측면에서는 일본보다 한수 아래라는 이야기다.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