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술시장은 다른 어느해보다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폭발적인 매출 신장세를 보이는 맥주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소주와 전통주시장도 신제품을 내놓고 시장공략에 나선 신규업체와 기존업체간 대결로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소주시장 부동의 1위 브랜드인 진로 "참진이슬로"의 독주를 막기 위한 두산 "산"의 공세는 비수기인 여름에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국순당의 "백세주"가 전체 시장의 90%이상을 장악하고 있던 약재주시장은 메이저 주류업체인 진로와 두산이 각각 "천국"과 "군주"를 내놓고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업계순위 자체에는 변화가 없겠지만 후발업체들의 공략은 시장점유율 판도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맥주=예년에 비해 일찍 찾아온 더위 때문에 맥주업계 관계자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실제 올들어 지난달까지 맥주 누계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5%이상 늘어난 5천8백만상자(5백ml짜리,20병들이)를 기록했다.

맥주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하이트맥주와 OB맥주는 이같은 상승세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새로운 광고를 선보이는가 하면 판촉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OB맥주가 먼저 공세에 나섰다.

OB는 주력브랜드인 "OB라거"와 "카스"의 타깃연령대와 성별을 확실하게 구분시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라거는 맥주의 주소비층이라고 할 수 있는 25~34세의 남성들을,카스는 20대 초반의 젊은 남녀를 겨냥하고 있다.

판촉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OB라거 프라이데이 파티""톡!카스위크" 등의 이벤트활동을 오는 9월까지 실시한다.

두 행사는 전국 1천여개 맥주집에서 매주 한번씩 1백명이상의 도우미를 동원해 실시하는 대형 이벤트다.

OB맥주는 3.4분기까지 2백억원이상의 마케팅비용을 투입하는 물량공세로 하이트를 압도한다는 전략이다.

하이트맥주는 흑맥주 "스타우트"를 앞세워 틈새시장 공략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하이트측은 스타우트가 지난달 전달에 비해 47% 늘어난 11만2백(5백ml짜리 20병들이)상자가 팔리는 등 예상외의 호조를 보이자 기존 3백50ml,3백55ml,캔맥주 제품에 이어 5백ml짜리 가정용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성수기에 대비,새로운 광고도 내보내고 있다.

주력 브랜드인 "하이트"의 경우 신세대 최고 스타로 떠오른 원빈을 모델로 내세운 새로운 광고를 4월초부터 내보내고 있다.

<>전통주=지난해까지 국순당 "백세주"의 독주가 이어지며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전통주시장은 올 들어 진로,두산,금복주 등 메이저 주류업체들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면서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두산은 지난 2월 신제품 군주를 선보이며 전통약주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건강을 중시하는 최근의 음주경향을 고려해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 정력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기록된 "천문동"이라는 약재를 포함시켰다"는 게 두산측 설명이다.

두산은 올해 45억원의 마케팅비용을 투입해 매출액 80억원,시장점유율 14.4%의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진로도 지난달 약재주 신제품 천국을 선보였다.

진로측은 "40대에 타깃을 맞춘 다른 제품들과 확실히 구분될 수 있도록 상품명과 패키지디자인 등을 30대 초반 젊은 세대에 맞췄다"며 "올해 매출액 3백억원과 점유율 30%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경북지방을 연고로하는 금복주도 신제품 "화랑"으로 수도권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금복주는 올 한해 마케팅비용으로 50억원을 책정했다.

금복주는 우선 수도권시장에서 제품 인지도를 최대한 끌어 올리다는 목표하에 광고 및 제품 홍보활동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신규업체의 공세에 대해 국순당은 신제품 출시와 사업다각화로 맞설 계획이다.

국순당은 현재 두가지 이상의 제품개발을 완료해놓고 출시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국순당의 배중호 사장은 "주류제품은 출시 타이밍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히트 여부가 판가름 난다"며 "적당한 시기라는 판단이 서면 즉시 신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사업도 시작한다.

하이트맥주,OB맥주 등 맥주업체들이 체인사업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약재주만을 생산하는 주류업체가 프랜차이즈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세주를 비롯해 "이조흑주""쌀막거리" 등 생쌀발효법으로 만든 자체 브랜드와 아웃소싱으로 공급받은 전통 먹거리를 판매할 계획이다.


<>소주=올 초 두산이 "산"을 내놓으면서 시작된 판촉열기는 비수기인 여름에도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진로,두산,보해양조 등 주요 소주 메이커들은 다양한 이벤트 행사를 마련하는 등 대대적인 판촉활동에 나서고 있다.

진로는 이마트,마그넷 등 수도권지역 대형 할인점에서 2병,6병,20병들이 3종류의 참이슬 세트를 마련해 고객들 눈에 잘 띄는 장소에 집중적으로 진열하고 있다.

소주제품 유통에 큰 영향력을 가진 도매상들도 적극 챙기고 있다.

진로는 올해 수도권시장 점유율 95%를 넘어서 사실상의 독주를 계속한다는 전략이다.

두산도 산이 1.4분기까지 누계 판매량 2천6백만병(3백60ml 기준)을 돌파한데 고무돼 2.4분기 이내에 7천5백만병벽을 넘어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수도권 일대 할인점에서 도우미들을 동원한 판촉활동을 실시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보해의 경우 본사가 위치해 있는 강남역 주변의 음식점들을 대상으로 주력제품인 "맑은보해"의 판촉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는 현재 점유율 1%선에 머물고 있는 수도권시장에서 더 밀릴 경우 연고지인 전남시장에서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보해측은 다른 지역으로 보냈던 일부 영업사원들을 수도권으로 복귀시키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위스키=진로발렌타인스,두산씨그램,하이스코트가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기존 판도에는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토종 브랜드 "스카치블루"를 앞세운 롯데칠성음료의 시장공략이 눈에 띈다.

스카치블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흥업소가 밀집해 있는 강남상권을 중심으로 돌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스카치블루는 98년 4천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99년 6백%이상 증가한 27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3백50억원대까지 차고 올라와 기존 업체들을 경악케 했다.

이 제품의 급신장은 롯데칠성이 지난 50년간 음료업계에서 쌓아온 영업력 노하우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