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군포에 있는 바텍시스템(대표 임성훈)은 액정화면 테스터 전문업체였다.

그러나 이 회사는 올들어 이동통신 단말기 테스터에 더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내년 IMT-2000서비스 개시를 겨냥,1대의 테스터로 4배의 부품을 검사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해 선보이자 주문이 밀리고 있다.

휴대용무전기 전문업체였던 유니모(대표 정진현)도 올들어 주식회사 아트랩과 손잡고 무선전력 증폭기 사업에 진출했다.

역시 IMT-2000을 겨냥한 것.

이들 기업이외에도 6백여개 벤처제조업체들이 무선인터넷 서비스와 IMT-2000을 겨냥,임전 태세에 들어가고 있다.

이들이 결전을 가다듬고 있는 까닭은 무선인터넷 시장이 거대한 황금어장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따라잡을 기회가 없어진다는 걸 꿰뚫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무선인터넷시장 하나만해도 내년에 1조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2004년엔 3조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인프라 및 장비시장까지 포함하면 앞으로 연 20조원대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장에 등을 돌리고 사업을 한다는 건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국내 벤처기업들이 간과하고 있는 측면이 하나 있다.

무선인터넷이 사업방식은 물론 일상생활 패턴까지 바꿔놓는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컴퓨터를 활용,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일을 처리하는 걸 재택근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제 휴대단말기를 들고 다니면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재택근무가 아니라 이동근무다.

소호(SoHo)가 아니라 소핫(SoHot)이 되고 있다.

소핫이란 소호에 텔레워커(Telleworker)가 포함된 걸 말한다.

물론 이 시장이 ''뜨겁다''는 뜻도 들어 있다.

이제 모바일 하나만 가지면 회사하나를 가지는 시대가 왔다.

이는 개인사업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대기업들도 임대사무실을 가능한 한 줄이고 모바일오피스 구축에 나서고 있다.

유통업체 보험회사 등도 사무실을 최소화할 것이다.

일본에선 무선인터넷 단말기인 NTT도코모의 i모드 가입자가 2천만명에 가까워지면서 이제 e코머스가 아니라 m코머스,즉 모바일 코머스 시대가 왔다고 얘기한다.

결국 무선기능이 부착된 복합다기능의 멀티키트가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m코머스는 바로 무빙(moving)비즈니스다.

이래저래 m자가 뜨고 있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