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시장에서도 B2B(기업간 전자상거래)가 뜬다.

동대문시장의 패션상품을 판매하는 인터넷쇼핑몰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동대문시장의 패션쇼핑몰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과는 판이하다.

19일 동대문시장 인터넷쇼핑몰연합체인 동대문디지털협회에 따르면 올 3·4분기중 B2B시장은 28억8천만원에 이르렀다.

지난 2·4분기의 매출(15억1천만원)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올 1·4분기까지만 해도 동대문 B2B시장의 매출은 거의 없었다.

B2B 쇼핑몰수도 크게 증가했다.

올해 초 3∼4개에 머물렀던 업체수가 11개로 늘어났다.

동대문시장에 기업간 전자상거래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는 것이다.

◆B2B가 뜨는 이유=''다품종 소량생산''시스템을 우선 꼽을 수 있다.

동대문시장에는 하루에도 2천여가지의 신상품이 쏟아져 나온다.

이들 상품은 최소 20∼30장 단위로 제작된다.

무역협회 외국인구매안내소의 고동철 소장은 "아시아경기가 위축되면서 일본 대만 바이어들이 대량구매를 꺼리고 있다"며 재고부담이 적은 동대문상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동대문디지털협회의 전찬오 총무는 "중국시장에서는 최소 주문단위가 1만장"이라며 "세계 도매의류 시장가운데 인터넷으로 수십장의 옷을 살 수 있는 곳은 동대문시장뿐"이라고 밝힌다.

◆차별화를 본격화한다=B2B홀딩스는 신발전문 인터넷쇼핑몰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국 7백여개 신발 소매상을 회원으로 확보했다.

셔틀트레이드는 동대문 두산타워 1층에 ''허브센터''라는 외국인바이어 전용 정보센터를 냈다.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사업모델이다.

10만여개의 전자카탈로그를 보유한 버티컬코리아는 섬유 및 원단 전문쇼핑몰로 통한다.

쇼핑DDM은 동대문의 11개 의류상가와 업무제휴를 맺고 이들 상가로부터 상품을 공급받고 있다.

FSCM은 소매점포에 직접 컴퓨터를 설치,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부산의 소매패션몰인 르네씨떼 지오플레이스 등 3백여개 점포에 이미 컴퓨터를 공급했다.

김행근 기획팀장은 "내년중 전국 6천여개 소매점포에 컴퓨터를 설치하기 위해 컴팩컴퓨터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고 설명했다.

◆전망과 과제=동대문시장의 지난해 매출은 10조원 정도에 이르렀다는 게 삼성경제연구소의 추정이다.

인터넷을 통한 B2B시장은 아직까지 87억원(올해 추정치)에 불과하다.

동대문 B2B시장이 성장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들이 수두룩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동대문 디지털협회의 신용남 회장은 "세원이 드러나는 것을 꺼려 상인들이 전자상거래를 기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무자료 거래문제를 우선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

전문가들은 "유럽과 미주지역의 경우 수출물량이 쿼터제로 묶여 있어 인터넷을 통한 수출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상인들의 인터넷에 대한 인식부족도 걸림돌 중 하나로 꼽힌다.

동대문 B2B시장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계속 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