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와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미국은 지난 50년간 벤처 투자가 시장 정부가 오랜 학습과정을 겪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장기적이고 구조적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미국에서 ''위험자본''이라는 용어가 50년전 하버드비즈니스 스쿨에서 탄생했지만,미국 자신이 벤처와 관련해 발아기(2차대전 전후),성장기(60년대),축소기(70년대),회복기(80년대),구조적 변환기(90년대)등의 사이클을 겪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무엇이 지금에 이를 수 있도록 완충적 역할을 해왔는지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거기에는 과학ㆍ기술적 자산의 창출,각종 혁신인프라에 대한 지속적 투자외에도 개인성 익명성이 특징인 엔젤도 큰 역할을 했다.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구성하는 신디케이트를 비롯 비공식적 엔젤의 투자는 벤처캐피털 및 공식적 투자조합의 투자규모를 몇배나 상회한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는 벤처 등 혁신정책이 이를 둘러싼 거시적 구조적 환경적 조건과 상호 선순환(virtuous circle)을 이루고 있다.

사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혁신정책의 범위를 넘어서는 거시적 구조적 환경적 조건이 첨단기술기업 창출에 강한 영향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들 조건에 있어서 단연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것은 정보의 불투명성,이상한 기업구조,낙후된 금융시장,왜곡된 경쟁구조,부패를 동반한 정치구조 및 관료주의 등이 혁신정책을 무색하게 만들 수 있음을 암시한다.

벤처정책은 결코 그 자체만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안현실 전문위원.경영과학搏 a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