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 대형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기업의 과점화 현상이 심화되고 백화점들은 할인점과의 경쟁을 피해 더욱 고급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세계백화점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지난 18일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열린 ''한국유통업 재조명과 미래 발전방향''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디지털 경제시대를 맞아 유통업체들은 전문화와 차별화로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내다봤다.

김재욱 고려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 심포지엄에는 톰 루이스 보스턴컨설팅 아시아담당 부회장,이수동 국민대 교수,오창호 한신대 교수,황의록 아주대 교수 등이 참석해 토론을 벌였다.

◆톰 루이스 부회장(세계 소매업계 동향과 한국시장)=소비시장의 급변으로 홈데포 월마트 등 세계 10대 소매업체중 2,3개는 10년안에 문을 닫을 것이다.

유통업체들이 생존하려면 PB(자사상표)상품을 늘려 수익성을 높이고 물류 표준화 등을 통해 비용을 줄이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망을 효과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이수동 교수(한국 유통업 진단 및 해결과제)=내년 말이면 대형 할인점(2천평 이상)점포수가 2백개로 포화상태에 달해 E마트 등 ''빅3''을 중심으로 M&A(기업인수합병)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계 유통업체의 공세에 맞서 국내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지속적인 비용절감,상품 매입의 효율화,마케팅인력 양성,물류강화 등이 필요하다.

◆오창호 교수(디지털 경제와 유통업의 새 패러다임)=전자상거래의 발달로 고객이 역경매를 통해 가격을 결정하는 고객 중심형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다.

디지털 경제시대에 유통업체의 생존 여부는 고객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달려있다.

또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한 업태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고 차별화된 고객을 겨냥한 온라인과 오프라인 전문업체들도 틈새 시장을 찾을 수 있다.

◆황의록 교수(유통업계 개선방향)=유통산업은 현재 GDP(국내총생산)에서 10% 정도 차지하고 있으나 조만간 선진국 수준인 15%선까지 성장할 것이다.

유통업체들은 ''장사꾼''기질에서 벗어나 경영의 과학화를 추진해 효율을 높이고 제조업체와의 경쟁이 아닌 공생(共生)의 길을 찾아야 한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