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메카"로 떠오른 동대문시장에 "중국산 제품"이 대량으로 밀려들고 있다.

이에 따라 독특한 디자인과 빠른 제품 생산력으로 각광을 받아온 동대문시장이 값싼 중국제품을 판매하는 "3류시장"으로 전락하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광희시장,제일평화시장 등이 위치한 동대문 도매상권을 중심으로 면바지,면 반바지,면 남방류를 중심으로 한 중국산 제품의 수입물량이 크게 늘고 있다.

특별한 기술력이 필요없고 유행을 타지 않는 면바지류의 경우 전체 판매물량중 절반 이상은 중국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면바지 생산업체인 다우어패럴의 남정주 사장은 "지난해부터 수입된 중국산 면바지 유통물량이 올해에는 작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며 "중국산 제품의 시장 잠식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제품의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동대문상권이 "패션몰 과포화상태"로 진입함에 따라 상가간의 가격경쟁이 어느때보다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제품은 또 최근 들어 명동상권 및 동대문 소매상권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세탁과 바느질 상태가 엉성하면서 가격이 싼 상품이 시장에 대량 유통되고 있다"며 "이들 제품은 1백% 중국제"라고 말했다.

평균 수입물량도 건당 1만장을 넘는 등 "대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중국제품의 수입규모는 1백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중국제품의 수입가격은 면바지,남방의 경우 4천~6천원(1장 기준)정도다.

이는 국산에 비해 30~50% 정도 싼 가격대다.

실제로 동대문 시장에서 국산 면바지의 판매가는 2만~3만원선인데 반해 중국제품은 1만2천~1만5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들 중국제품의 대부분은 상하이,다롄,광저우 등에 위치한 소규모공장에서 만들어진 상품이다.

또 일명 "따이꽁"이라 불리는 보따리 운송업자 의해 유통되는 밀수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중국제품의 대량 유입에 대해 유통 전문가들은 "패션산업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동대문시장의 존립을 위협하는 현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의 이유순 수석연구원은 "최근 중국패션업체들은 한국인 디자이너를 대거 고용하는 등 한국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라며 "이같은 중국의 공세를 막기 위해선 동대문상품을 값싼 중국제품과 차별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를 위해서는 동대문상품의 브랜드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과 디자인 차별화,품질고급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