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커뮤니티 세상이 될 겁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게 바로 인터넷이죠"

인터넷상의 사이버 동호회를 찾아주고 서로 연결해주는 전문 검색 포털 사이트 (주)동호인닷컴( www. donghoin. com ) 이호식(46) 사장의 얘기다.

23년간 오로지 전산 분야 한우물만 파온 그가 수많은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 가운데 동호회를 택해 자신의 사업 아이템으로 삼은 것은 이런 비전 때문이었다.

"그간의 커뮤니티가 직업별 계층별로 구성되던 것에 비해 인터넷 시대에는 사회적 신분에 관계 없이 취미와 개성 위주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질 겁니다. 생각이 같고 관심 분야가 같은 사람들끼리 뭉치는 거죠"

이 사장은 최근의 낙선운동 또한 동호회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와 선거에 대해 같은 비전을 가진 사람들의 활동이며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있었기에 이들의 힘이 극대화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미 온라인상에 수많은 동호회가 만들어져 있지만 그 가운데에는 회원 한명 없는 유령 동호회도 있고 원조교제 등 불순한 목적을 가진 동호회도 있다.

이 회사는 등록된 동호회 가운데 이들의 활동을 평가,옥석을 가려주는 국내 최초의 동호회 전문 포털 검색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동호인닷컴은 커뮤니티 사이트의 파이어니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동호인닷컴은 지난 4월5일 현재 네티즌이 가장 많이 찾는 분야별 사이트의 순위를 매기는 "100 hot ( www. 100hot. co. kr )"에서 커뮤니티 분야 1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방문자 수가 많다.

그 이유는 다양한 검색방식 때문이다.

동호회를 19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동호회명 사이트주소 정보 등을 수록했으며 동호회 이름 약칭 영문명 도메인주소 등을 이용해 동호회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사장은 최근 인터넷 업체의 수익창출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지만 동호인닷컴은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배너광고를 예로 들었다.

동호회를 모임의 성격에 따라 19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해 놨기때문에 배너 광고주 입장에서 타깃 소비층을 1백% 겨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사이트에 비해 배너 광고비 단가를 높게 책정할 수 있다.

또한 개개인이 아닌 구매력 있는 동호회를 집단 소비자화 할 수 있어 전자상거래를 통한 다양한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했다.

"모든 동호회를 19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는 데에만 6개월이 걸렸습니다. 앞으로 이 시스템을 중국어판 일어판 영어판으로 개발해 수출할 계획입니다. 활동범위는 그들이 더 클지 몰라도 우리가 그 시초가 된다는 자존심을 살리고 싶은 거죠"

젊은이들이 독점하다시피한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40대 후반의 이 사장이 이렇게 분투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지만 그의 이력을 듣고 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사장은 한국전력 프로그래머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건설회사 특급호텔 컴퓨터회사 등에서 전산업무로 일관했다.

이런 점에서 그는 한국 IT( Information Technology )산업의 1세대에 해당된다.

이사장은 천리안의 전신인 h-mail 의 PC통신 전자우편 동호인 모임 EMPAL(Electronic Mail Pals )의 창설 멤버이기도 하다.

야후의 염진섭 사장,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사장,드림위즈의 이찬진 사장과 박순백 부사장 등이 당시 EMPAL 회원이었다.

EMPAL은 국내에 PC통신 붐을 일으킨 온라인 동호회의 개척자 모임인 셈이다.

최근에는 초창기 멤버 19명이 다시 모여 "EMPAL 초이스"를 만들기도 했다.

이 사장은 지난 96년 12월 자본금 1억원으로 (주)다이나컴 정보통신을 만들어 대기업의 인트라넷 구축사업을 벌였다.

이후 99년 한햇동안의 개발기간을 거쳐 올 1월말 동호인닷컴을 출범시켰다.

연말까지 자본금을 40억원 정도로 늘릴 계획이며 올 하반기 제3시장 진출,내년 하반기 코스닥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

(02)569-6774

서명림 기자 mrs@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