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동차에는 가솔린 엔진이 사라지고 연료전지가 장착된다"

1886년 독일의 다임러가 개발한 이후 1백여년간 자동차의 심장역할을 해온 가솔린 엔진이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연료전지( Fuel Cell )를 사용하는 신차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연료전지는 물의 전기분해와 반대로 수소와 산소를 화학적으로 반응시켜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발전장치다.

그러나 현재 개발중인 연료전지 자동차는 순수한 수소를 이용한 시스템은 아니다.

수소를 연료로 사용할 경우 저장탱크의 부피가 커지고 가솔린 주유소에서 취급할 수 없기 때문에 메탄올과 가솔린 등을 연료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연료전지는 연소과정을 생략할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효율이 40~60%에 달해 20%대인 가솔린 등의 내연기관보다 2~3배나 높다.

또 배기가스를 거의 없앨 수 있어 대기오염과 지구온난화,화석연료 의존도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때는 전기자동차가 대안으로 검토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메이커들은 전기자동차가 한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가 짧은데다 충전소를 다시 세워야 하는 등 인프라 구축비용도 천문학적인 숫자에 달해 포기했다.

혼다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판매하던 전기자동차 개발을 최근 중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연료전지차 개발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와 GM은 2004년,도요타와 혼다는 2003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이 한창이다.

특히 GM과 도요타는 엄청난 연구개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제휴를 맺고 공동개발에 나서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6월 연료전지 기술기획부를 신설해 1백10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혼다는 지난해 9월 메탄올 개량형 연료전지차와 세계적 전지업체인 캐나다 발라드가 개발한 연료전지를 탑재한 차 등 2개의 시작차를 공개하기도 했다.

크라이슬러와 포드도 발라드와 함께 공동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컨소시엄에는 혼다 닛산 폴크스바겐 등도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부터 미국에서 실제 차량 운행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내 메이커들도 이같은 세계적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 연료전지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는 다임러크라이슬러-포드-발라드 컨소시엄과 함께 한두대의 차량을 시범제작하는 문제를 놓고 협상중이다.

그러나 컨소시엄에 가입하는 문제는 엄청난 예산 때문에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현대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는 국내에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SK(주) 등과 함께 연료전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남양기술연구소내에 연료전지개발팀을 신설했으며 올해 20명선으로 연구인력을 늘릴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미 2kW급 전지 개발에 성공했으며 올해에는 1백억원의 투자비를 들여 10kW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2003년까지는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용량을 줄인 전지를 개발해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대우도 에너지기술연구원,고등기술연구원과 함께 연료전지를 개발중이다.

2002년까지는 25kW급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차량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까지 확보할 방침이다.

김용준 기자 juny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