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이 손익분기점을 이룰 수 있는 환율인 채산환율(적정환율)에서
한국기업들이 일본기업에 비해 크게 열세에 놓여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내기업이 일본기업에 비해 환율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
여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대우경제연구소는 18일 "채산환율로 본 한.일기업의 수출경쟁력 비교"라는
보고서에서 지난해말 기준 국내기업의 채산환율은 달러당 1천2백60원으로
실제환율 1천1백55원을 1백5원이나 초과했다고 밝혔다.

반면 일본기업의 채산환율은 1999년초 기준으로 달러당 1백13엔이어서 당시
실제환율 1백17.5엔보다 4.5엔이나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채산환율이 실제환율보다 높으면 채산성이 나빠지고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한국이 일본과의 수출경쟁에서 큰 부담을 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화학 수송기기 전기기계 등 일본과의 경쟁이 치열한 업종에서 일본
기업의 채산환율은 실제환율보다 3~5% 낮은 반면 국내기업의 채산환율은
오히려 3~5% 높게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국내기업의 경우 거의 모든 분야에서 채산환율이 실제환율을
웃돌았다.

두 환율의 차이는 직물이 8.5%로 가장 높았고 섬유(7.5%), 타이어(7.3%),
피혁(6.8%), 철강(6.1%), 일반기계(4.6%) 등이 뒤를 이었다.

산업전자와 자동차는 각각 2.7%, 3.4%로 비교적 차이가 작았다.

그러나 일본기업은 정밀기기의 경우 채산환율이 실제환율에 비해 6% 낮은
것을 비롯, 금속(-5.3%), 철강(-5.5%), 수송기기(-3.2%), 전기기계(-2.2%),
비철금속(-1.8%) 등 대부분 업종에서 국내기업과 상반되는 결과를 보였다.

국내 기업들이 받는 환율변화에 따른 충격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일본의 경우 1990년대초 엔고 위기때 구조조정을 단행해 엔화의
변화가 수출기업들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미리 손을 쓴 것이 최근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해외생산 비중을 꾸준히 높여 엔고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온 것도 한가지
이유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국내기업들이 환율변화에 강한 수출구조로 서둘러 탈바꿈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원화절상이 수출가격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기업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설명
이다.

또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물가안정과 적정환율유지를 위해 시장에 개입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설비부품의 국산화를 통해 수입의존적인 수출구조를 개선
하도록 유도하라고 주문했다.

< 박해영 기자 bon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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