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정말 참을 수 없었어요. 인터넷 홈페이지와 PC통신에 올라있는
내용대로라면 저희 회사는 벌써 없어져야 했을 겁니다"

한 외식업체에 근무하는 K씨(29)는 최근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고객의견
코너를 열어보는 순간 심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욕설 투성이인 홈페이지를 보고는 자신의 눈을 의심치
않을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 독자는 10일 한국경제신문이 다룬 "사이버 테러" 관련기사를 보고 "속이
시원하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요즘 인터넷을 통해 올라오는 터무니없는 비방과 유언비어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고 있는 기업이나 개인이 한 둘이 아니다.

현실 사회 같으면 당장 고발이라도 할텐데 익명으로 저질러지는 가상공간
속의 일이라 대응도 여의치 않다.

최근 그 양상은 집단이기주의로 번지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자신들의 이익과 배치된다고 생각하면 청와대나 정부부처까지도 서슴없이
공격한다.

얼마전 코스닥시장 안정화대책을 마련중이던 청와대는 홈페이지로 들어온
각종 원색적 비난에 시달렸다.

"군필자 가산점"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던 헌법재판소도 마찬가지였다.

비판 자체가 나쁘지는 않다.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건전한 이익단체가 꼭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계를 넘어서는 폭력성 의견개진이나 터무니없는 비방 등은 분명히
없어져야 한다.

인터넷의 "사이버 커뮤니티"도 엄연한 하나의 공동체다.

그렇다면 그 사회에서도 네티즌들이 묵시적으로 동의하는 규범이 필요하다.

자신의 뜻에 맞지 않는다고 익명성을 악용해 무책임한 얘기를 아무렇게나
지껄일수 있는 곳이 인터넷의 가상공간이라면 그것은 더 이상 사회성을 가진
진정한 "커뮤니티"가 될 수 없다.

한 인터넷 조사업체에 따르면 지난해말 국내 인터넷 사용자는 이미 1천만명
을 넘어섰다.

전체 인구의 약 25%가 인터넷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는 얘기다.

한 가정에 1명꼴이다.

이제는 보다 성숙한 "사이버 시민문화"를 만들어가야 할 때가 왔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지금 미국의 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의 개인정보입력
기술 독점여부를 놓고 네티즌들이 벌이고 있는 공개적 찬반논쟁은 눈여겨
볼만 하다.

< 김철수 정보통신부 기자 kcso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1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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