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난당한 자동차 사고 ]


자동차 키 관리를 소홀히 함으로써 낭패를 보는 수가 있다.

차량 소유자도 모르는 사이 다른 사람이 차를 몰고 가 사고를 내면
그 책임을 고스란히 떠맡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A씨는 부인이 운영하는 미용실 앞길에 봉고를 주차시키고 미용실 안에
볼일을 보러 들어갔다.

10분 정도면 일을 마칠 것으로 생각하고 자동차 키를 꽂아둔 채 출입문도
잠그지 않았다.

그 사이 어떤 사람이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고 달아났다.

약 20일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지방의 국도에서 교통사고가 났다고 연락이
왔다.

차를 찾았다는 기쁨에 반가운 마음으로 달려가 보니 사람이 다쳤는데
운전자는 뺑소니를 쳤으니 소유자로서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이 경우 A씨는 책임을 지게 될까.

이렇게 자동차를 도난당한 경우 법원은 차량관리를 비정상적일 정도로
소홀히 한 경우에 한해 책임을 묻는다.

즉 소유자와 고용관계에 있거나 가족 등 잘 아는 사이에 있는 사람이 차를
사용한 후 되돌려 줄 생각으로 소유자 승낙을 받지 않고 무단운전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책임을 진다.

그래서 무면허인 미성년자가 아버지가 출타한 사이에 바지 호주머니에
넣어둔 열쇠를 꺼내 무단 운행하다 사고를 낸 경우 그 아버지가 책임을
진다는 것이 우리 판례의 입장이다.

그러나 이와 달리 자동차 소유자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이 자동차를
되돌려 줄 생각없이 자동차를 훔쳐 운전하는 이른바 절취운전의 경우에는
자동차 소유자는 원칙적으로 책임이 없다고 본다.

단 자동차 소유자가 차량이나 시동열쇠를 관리하는데 매우 무책임하다면
예외가 인정된다.

객관적으로 볼 때 차량 절취를 용인했다고 평가할 정도가 되면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때 차량절취 후 사고가 날 때까지 경과한 시간과 사고장소를 참작해
시간적 장소적으로 근접할수록 차량소유자에게 불리하다.

그래서 A씨와 같은 경우 차량 소유자의 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있고 또
비슷한 경우에 1,2심에선 책임을 인정했다가 대법원에서 겨우 모면한 사례도
있다.

반드시 차량 소유자가 아니라도 차량 열쇠를 잘못 관리하면 책임을 지는
경우가 있다.

요즈음 술집이나 식당에 가면 차와 열쇠를 모두 관리인에게 맡겨 놓는
경우가 가끔 있다.

이때 사고가 나면 어떻게 될까?

B씨는 술을 마시고 나오면서 주점 영업사장에게 운전이 불가능하니 승용차를
주점 주차장에 그대로 두고 다음날 가져가겠다고 말하고 승용차 열쇠를 계속
보관시켰다.

영업사장은 승용차 열쇠를 주점 안에 있는 열쇠함에 넣어 두고 퇴근하면서
그 주점의 도급마담밑에서 웨이터 보조로 일하며 주점 기숙사에서 숙식하던
종업원에게 다음날 아침 B씨에게 돌려주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종업원이 동료와 여자 친구들을 만나러 가기 위해 열쇠함에 들어
있던 키를 꺼내 차를 몰고 나갔다가 그만 사고를 내고 말았다.

이 사고로 다친 피해자가 주점 경영주를 상대로 소송을 했다.

이 경우 주점 경영주는 책임을 질까?

우리 판례는 이런 경우 주점 경영주는 영업사장과 종업원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판시한 바 있다.

차량과 열쇠의 부주의한 관리는 예상하지 못한 손재수를 불러오는 수가
있다.

차량으로 장거리 여행을 가거나 집에 차와 아이들만 두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경우 시동 열쇠와 차량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화를 면할 수 있다.

< 변호사 / 한경머니자문위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