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금시장의 단기부동화 현상이 심각해 금리반등 유발 또는 다른
부작용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단적인 예로 시중자금이 투신사로
몰려 수익증권 판매가 지난 1월중에만 33조6천억원어치나 증가했는데 이중
약 70%가량이 3개월이하의 단기 수익증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비해
지난해 극심했던 신용경색 현상이 부분적으로 풀렸음에도 불구하고 신탁
계정을 포함한 은행대출은 올해에도 여전히 감소추세를 이어가고 있어
대조적이다.

이같은 단기부동화 현상의 원인은 두가지로 추정된다. 하나는 기본적으로
우리경제가 아직 구조조정 작업을 끝내지 못했고 민간부문의 자금수요가
여전히 미약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국내은행들의 영업전략이 여전히 구태의연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아직도 남아 있는 거품제거및 금융활성화 노력을 가속화
해야 할 것이다.

이 점은 여러가지 경로로 확인되고 있다. 최근 국가신용등급이 투자적격
으로 상향조정되고 올해 경제성장률도 처음 예상보다 높게 수정되는 등
낙관적인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로 낙관적이지는 않다. 우선
시중금리가 크게 떨어짐에 따라 재고증가세가 두드러져 산업생산과 경제성장
률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기 쉽다는 지적이 많다. 부도증가율도 IMF 구제
금융을 받기전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워크아웃 대상으로 지정된 부실기업
처리가 지지부진한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통화당국은 경기회복을 부추기기 위해 통화공급을 확대할 계획이
지만 정작 은행들은 마땅한 자금운용처를 찾지 못해 단기 수익증권 매입이나
콜거래 등 금융기관간 거래만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판매된
고금리상품이 만기가 되면서 풀려나온 부동자금이 증시나 뮤추얼펀드 등으로
몰려다니는 까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럴수록 거품발생을 예방하고저금리
기조를 다지기 위해서도 국내은행들이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대출을 확대하는
차별화된 영업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국은행이 지난 7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외국은행들은 지표호전이
체감되기 까지에는 상당한 시차가 있다고 보고 실업증가 및 소비위축,
불투명한 국제금융여건 등을 감안해 올해에도 대출기준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대기업에 대한 대출편중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신용대출 위주인
외국은행에 비해 국내은행의 영업환경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한 예로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상당부분 없어진 지금도 국내은행의 주택자금 융자
비율은 40%를 밑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주택담보대비 융자비율을 50~60% 정도로 끌어 올리고 견실한
중소기업이나 가계를 상대로 우대금리 적용을 확대할 경우 은행들의
자금운용은 물론 경기회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