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경영학의 자존심 사이몬.쿠허&파트너즈 >>

유필화 <성균관대 교수.경영학.phyoo362@unitel.net>

1985년, 당시 독일 빌레펠트대학의 마케팅교수로 있던 헤르만 지몬 교수는
그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은 제자 두 사람과 함께 UNIC라는 컨설팅회사를
본에 설립한다.

독일의 대학은 아직도 상아탑의 전통이 매우 강하고, 따라서 상당히
보수적이다.

그러한 분위기에서 현직경영학교수가 컨설팅회사를 만들고, 또 그 경영에
직접 관여하는 것은 독일에서는 아마 처음있는 일이었을 것이다.

UNIC는 가격전략과 마케팅분야의 독특한 핵심역량을 갖고 출범하였으며,
각종 컨설팅 프로젝트에서 얻은 경험과 자료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연구논문을 생산하고, 연구결과를 다시 컨설팅에 활용하는등 전형적인
학습조직(learning organization)으로 운영되어 왔다.

특히 최고로 정교한 방법론을 상황에 맞게 활용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이 성공적으로 경영전략을 세우고 제품의 값을 매기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게 한다는 이 회사의 고객지향정신과 과학적 접근방법은 독일
기업들에게 무척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 결가 BMW 바이에르 지멘스 메르세데즈-벤쯔 폭스바겐 루프트한자 등의
기라성같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회사는 창립이후 매년 급성장한다.

지몬 교수는 1995년 당시 재직중이던 마이쯔대학의 석좌교수직을 과감하게
사임하고 이 회사의 회장으로 취임하였으며, 회사이름도
사이몬.쿠허앤드파트너즈(SKP)로 바꾼다.

SKP는 그동안 유럽에서 꾸준히 쌓아올린 노하우를 기반으로 드디어
1996년에 컨설팅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시장에 진입한다.

즉, 이 해 9월 미국 매서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미국사무소를 연 것이다.

이때 독일의 언론들은 이 사실을 크게 보도한바 있다.

전세계의 컨설팅업계를 미국회사들이 주름잡고 있는 판에, 독일에서 출발한
컨설팅회사가 미국에 진출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무척 자랑스러웠던 것이다.

경쟁이 매우 치열한 미국시장에서 SKP는 올해 벌써 더 큰 사무실로
옮겨가고 이익을 낼 정도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것은 이 회사가 가격정책분야에서 강력한 경쟁우위를 갖고 있을뿐만
아니라 특히 제약산업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화이자(Pfizer)등의 우량고객을
일찍 영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100여명의 직원과 240억의 매출을 자랑하는 유럽굴지의 컨설팅회사로
성장한 SKP는 곧 뮌헨과 파리에 지사를 개설할 예정이며 2001년에는 일본
도쿄에 사무소를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철저한 고객지향정신과 과학적 분석기법으로 무장하고 끊임없이 핵심역량을
강화해온 것이 이 회사의 성공비결이라 하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