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지난 3일간의 베이징(북경)방문은 동북아
질서재편과 지역경제개발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올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옐친 대통령은 중국방문 기간중 짱쩌민(강택민)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사상 처음으로 약4천2백 에 이르는 두나라 동부국경의 경계를
획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7세기 이후 계속돼온 두나라간의 국경분쟁에 공식적으로 종지부를
찍고 화해를 선언한 것이다.

두나라 정상은 또 경제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중국 산동반도를 연결하는 가스관건설, 중국 핵발전소에 대한 러시아산
원자로 공급, 우주 항공 에너지분야 기술교류 등 7건의 경제협력에도
합의했다.

이는 경제협력을 매개체로 해서 새로운 동반자관계를 열어가려는 약속으로
시베리아 개발에 일대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간 이같은 화해 협력무드는 동북아질서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게
분명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공동성명에서 "제3국이나 3각동맹의 시대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등 한반도 주변 4강의 합종연횡에
어떤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남북한 관계와 북한의 대외 관계에도 영향을 줄것이다.

한 예로 중.러의 화해로 북한이 그간 즐겨온 중국 러시아간의 "줄다리기
외교"가 어려워질수 있다.

그러나 양국의 베이징 회담중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와닿는 것은
시베리아개발이다.

특히 금세기 동북아 최대사업으로지목받고 있는 시베리아 가스전개발 및
파이프 건설사업이다.

가스전 개발사업은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지역에 매장돼 있는 7억t규모의
가스전을 개발, 오는 2006년부터 30년동안 러시아 중국 한국 일본에 연평균
2천만t씩 공급하는 사업이다.

시베리아의 이르쿠츠크 울란바토르 베이징 산동반도 서해해저 평택에
이르는 총4천1백 의 파이프매설공사이다.

이중 이르쿠츠크에서 산동반도 사이의 3천1백 공사가 이번 중.러
정상회담에서 합의됐다.

양국은 이 구간공사에 30개월동안 1백20억달러를 투입키로 했다.

그러나 프로젝트의 성격상 우리나라와 일본의 참여가 확실하다.

한국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7월까지 이를 대비해 예비조사를 실시한바
있다.

가스공사 유개공을 비롯해 LG 대우 고합 효성 한라등 7개기업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등 4개국은 시베리아 유전개발과 관련해 이달중
베이징에서 회동할 예정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오랜 국경분쟁을 끝내고 화해의 악수를 나누었다.

21세기는 중국이 부상하는 세기로 점치고 있다.

변화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추진해온 북방정책이 실효를 거둘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것이다.

특히 가스관건설에 국한하지 말고 우리의 경제영역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시베리아진출을 위한 지혜를 경제계와 함께 짜내야 할 때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