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생인 김재식군(17.서초구 반포동)의 방은 마이클 조던과
스코티 피펜, 데니스 로드맨의 포스터및 전신걸개그림으로 도배되다시피
돼있다.

이들은 영화배우나 가수가 아니다.

NBA(미국프로농구) 결승전에 진출한 시카고 불스팀의 핵심멤버들이다.

포스터뿐만이 아니다.

김군은 마이클 조던의 등번호 "23"이 찍힌 유니폼과 사인이 인쇄된
농구공도 갖고 있다.

볼펜과 열쇠고리에까지 붉은색 시카고불스 로고가 선명히 찍혀 있다.

김군의 친구들 역시 정도 차이만 있을뿐 NBA관련상품을 하나이상씩
갖고 있다.

자칭 "국민학교때부터" 시카고불스팬이었던 김군이 이같은 것들을
하나둘씩 사들이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친구들로부터 가까운 백화점에 NBA관련용품 매장이 생겼다는 말을 들은
지난해말부터다.

요즘 백화점을 비롯 압구정동 문정동 등에서 미국프로스포츠용품 매장을
쉽게 볼 수 있다.

95년 초반에도 찾아보기 힘들었던 이들 매장은 한햇동안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위성방송 케이블TV등으로 외국 스포츠경기를 직접 볼수 있게 되면서 NBA를
비롯 MLB(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NFL(미식축구리그)등 미국프로스포츠가
국내에 많은 팬을 확보하자 일부 수입업체들이 이들을 겨냥한 장사를
시작했다.

팀 로고가 새겨진 모자 유니폼 액세서리등을 들여오기 시작, 청소년들의
폭발적 호응을 얻으면서 급속도로 확산됐다.

6월들어 동시에 15개 NBA매장을 낸 빅스포츠는 개점초기부터 매출이
하루평균 250만원을 거뜬히 넘기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에 열렸던 NBA결승전 탓인지 시카고 불스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빅스포츠외에도 비슷한 유의 미국스포츠팀 관련용품을 취급하는 업체가
많다.

MLB상품매장을 운영하는 캄파리, NFL관련제품을 취급하는 한국NFL, 여러
리그제품을 종합적으로 취급하는 마케팅코리아와 프로이미지코리아 등.

이들 5개 업체의 매장수만 해도 현재 70개에 달한다.

이들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은 각팀의 로고가 찍힌 의류 가방 모자
팬시 문구등 이른바 "스포츠캐릭터상품".

이들 상품은 일반제품에 비해 가격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팀, 좋아하는 선수와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모자를
쓰고 싶다"는 욕구가 고가인 이들제품을 구입하게 만들고 있다.

매장별 인기상품도 팀과 선수의 유명도및 활약상에 많이 좌우된다고
업계관계자들은 말한다.

NBA매장에서는 시카고불스의 티셔츠와 반바지, MLB매장에서는 LA다저스와
뉴욕양키즈 야구모자가 가장 많이 팔린다.

NFL제품중에는 댈러스 카우보이와 캔자스시티 치프스 점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특정팀이나 선수들을 응원하는 고정고객들이 대부분이지만 스포츠
이슈나 화제에 따라 매출곡선이 달라지기도 한다.

최근 LA다저스에 진출한 박찬호가 맹활약을 보이자 MLB매장에선 LA다저스
야구모자와 유니폼의 매출이 6월들어 지난달보다 하루평균 10~20% 올랐다.

월드컵유치로 축구열기가 높아지자 일부 업체들이 남미 축구스타들의
사진과 사인볼등을 수입하려고 추진중인 것도 인기가 곧 매출로 직결되는
이 시장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이 스포츠붐이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여서 스포츠
캐릭터상품시장은 개발하기에 따라 그 규모가 무한대로 커질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 권수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5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