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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현재 신용카드 발급장수는 3천3백만장에 달해 경제활동 인구당
1.5장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이용실적도 51조원을 돌파했다.

이런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아직 신용사회의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합리적인 사고방식과 소비생활 문화가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데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 먹는다"는 신용경시 관념이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세금에 대한 강박관념탓에 실제 경제생활에서 아직도 현금선호사상이
강하다.

신용카드사용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도 제도적으로 뒷받침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업계 소비자 정부가 신용사회를 앞당기기 위해서 앞으로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신용카드사의 산 증인이라 할수 있는 코리아하트클럽카드(주)의
장영근사장(64)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이회사 집무실에서 만나봤다.

장사장은 지난 79년 국민은행 임원시절 국내에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카드사업에 뛰어들어 "신용카드업의 대부"라 불리고 있다.

그는 오랜 직장생활을 마친후 지난 93년 여행 레저등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용카드사를 설립, 오늘날까지 카드와 끈질긴 인연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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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김시행 유통부장 ]]


-신용카드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셨습니까.


"지난 73년부터 77년까지 4년동안 재무부생활을 마치고 국민은행 감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1년반만에 기획담당 임원이 됐지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카드사업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물론 그 이전 우리나라에도 신용카드를 빨리 보급시켜야겠다고 절실히
느낀 적이 있었지요.

아마 70년대초일겁니다.

홍콩에 출장가서 맨더린호텔에 투숙하려는데 서양사람 하나가 체크인하면서
신용카드를 내미는데 금방 절차가 끝나더라고요.

내 차례가 되어 현금을 내니까 호텔종업원이 여권을 보여달라는 거예요.

자존심이 무척 상했는데 알고보니 그게 바로 신용카드의 위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때부터 우리나라에도 카드가 도입돼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민은행에 근무하며 기회가 온 것이지요.

그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상황서 내 자신 신용카드에 대한 철학을
갖기위해 자료를 수집, 혼자서 연구하고 각계의 인사들을 만나 조언을
듣기도 했습니다.

79년초 직원 2명을 차출, 몇개월에 걸쳐 카드사업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만들었습니다.

은행장이하 8명의 임원이 모인 회의석상에서 브리핑을 하고 카드사업을
하자고 주창했습니다"


-카드업을 시작할 당시 일반인은 물론 은행 임직원들도 이 분야에 생소했을
것같은데 영업에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내부 반대가 심했습니다.

저는 국민은행이 광범위한 지점망을 갖추고 있는데다 서민을 상대하는
은행이라 명분도 좋고 수익면에서도 좋은 사업이기 때문에 상당히 호응할
걸로 생각했는데 정반대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익이 날지 안날지 불투명하고 은행고유업무도 아니라며 임원들부터 극력
반대했어요.

저는 일단 카드업을 시작하면 계좌수가 늘고 거래수수료가 생기니 이익이
날수밖에 없다는 점을 누누히 강조했습니다.

외국사례를 들어 장황하게 설명도 했지요.

당시 은행장이 자신있느냐고 몇번씩 되물었습니다.

5년안에 이익을 내겠다고 다짐하고 승락을 받아냈습니다.

그후 기획담당에서 저축담당 임원으로 옮겨 저축과 카드 두가지일을 함께
했습니다.

전국 지점에 목표치를 주고 회원과 가맹점모집을 독려했지요.

그러나 지점장들은 생소한 사업을 시킨다며 반발이 무척 심했습니다.

저는 확신을 가지고 계속 밀어부쳤지요."


-카드발급이 급증하다보니 연체나 부정문제가 무척 심각한것 같습니다.

걸음마단계였던 80년대초에도 사용대금을 연체하거나 떼어먹는 사람이
많았습니까.


"그 당시에는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되진 못했습니다.

요즘처럼 사회문제화될 정도는 아니었죠.

80년대초에 전국적으로 60만-70만장정도 발급됐으니까 지금과 비교하면
워낙 규모가 작았다고 봐야죠"


-지난 80년대 후반이후 카드사도 늘어나고 은행들도 모두 카드업에 참여,
경쟁이 치열해진 실정입니다.

이같은 경쟁양상이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지금 상황은 과당경쟁이라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각 사마다 카드를 남발해 대개 6-7장의 카드를 소지하고 있습니다.

소지하고 있는 카드를 모두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보통 1-2장 쓰는 사람이 대부분이지요.

실제로 사용되는 카드는 30%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70%는 완전히 잠자는 무용지물이라고 봅니다.

진짜 쓸 사람에게 보급하는게 필요합니다.

저변을 확대하는게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대도시는 몰라도 중소도시만 가도 카드 안쓰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새로운 수요층을 개발, 공략해야 합니다.

같은 사람에게 카드를 계속 보내니 회원들은 짜증이 나고 신뢰도가
떨어지는 겁니다.

이렇게 보면 대기업들의 잇단 카드업 참여는 그다지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일종의 외도라고 봐야죠"


-내년부터 금융시장개방으로 카드업에도 고객서비스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해질것 같습니다.

국내 카드사들이 개방에 대응하기위해서 해야할일은 무엇인지요.


"외국사의 경우 서비스의 질이 매우 높습니다.

40년이상의 노하우로 무장된 외국업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의
내용이 편리하고 유익해야 합니다.

지난해부터 국내 카드사간에 마일리지서비스 경쟁이 불붙었지만 이는
수지악화를 초래하는 위험한 것입니다.

수수료수입이 사용금액의 평균 3.5%인데 이중 0.8%를 항공사에 떼어주는
꼴이니 출혈경쟁이라고 할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내실을 기할수 있는 여건이 돼야 고객서비스도 제대로 되지
않겠습니까.

국내시장 방어를 위해 힘을 쏟는것도 중요하지만 해외로 적극 진출하는
일도 등한시해선 안됩니다.

해외교포들만해도 얼마나 많습니까.

이들이 우리 카드를 쓸수있도록 해외영업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용사회를 앞당기자는 구호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제도개선이나 업계의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신용카드를 많이 쓸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게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정부 관계자들은 신용카드로 인한 경제생활의 매커니즘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대로 드러나지않는 세원이 얼마나 많습니까.

신용카드 거래를 의무화시키는 동시에 과표를 대폭 내린다면 국민개세
원칙에 따른 성실한 세금납부가 이뤄질 것입니다.

거둬들이는 세금액도 오히려 늘어날 것입니다.

식당 같은데서는 세원노출이 겁나 신용카드를 기피하는 곳이 상당히
많습니다.

정부나 업계에서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기 때문에 탈세의 여지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가계생활에서도 카드를 자주 쓰도록 세제혜택등 제도개선을 해야지요.

탈세하려고 마음먹으면 세무공무원 숫자가 아무리 늘어나도 못 잡습니다.

탈세의 유혹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게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억지로 떠밀어 하는것보다 할수있게끔 유도해야 한다는 이야기지요.

언론에서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신용카드를 사용할수있다면 정직하고 투명한 사회가 그만큼
빨리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업계도 신용카드사용 활성화가 가져올 사회경제적인 장점들을 집중 연구,
정부에 자료도 제공하고 건의도 열심히 해야합니다.

애꿎은 월급쟁이만 골탕먹는 세제가 유지돼선 곤란합니다"


-신용카드의 쓰임새가 앞으로는 어떻게 달라질것 같습니까.


"우리나라도 이제 어느정도 신용카드가 일반화돼 있다고 봐야 합니다.

앞으로 소득이 늘어나고 여가시간을 즐기려는 사회추세에 따라 보다
전문화된 카드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구에서 T&E카드(여행및 오락카드)가 인기를 끄는 이유도 특별히 전문화된
카드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분출하기 때문입니다"


-칩카드등 첨단카드들이 수년내 실용화되리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차세대카드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것 같습니까.


"카드의 발달단계를 보면 20세기초 페이퍼카드에서 플라스틱카드 마그네틱
카드 IC(집적회로) 칩카드로 바뀌고 있습니다.

칩카드를 제4세대 카드로 부릅니다만 지금 이 카드가 한창 개발중이어서
수년내 실용화되리라고 봅니다.

다음 세기에는 문자그대로 카드만능시대가 열리는 것이죠.

우리 삶은 보다 편리해지고 고도화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선 광범위한 인프라구축이 시급합니다"


-현업에서 은퇴하실때까지 좀 더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아무리 첨단화된 카드가 나오더라도 삶을 풍요롭게 하는 전문카드는
여전히 살아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신용카드에 관한한 대부로 자부하고 있으므로 현재 하고있는 여행 레저
분야의 특화카드(비씨하트클럽카드) 사업을 한 차원 높게 키우고 확산시키는
일에 남은 힘을 쏟을 생각입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