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숭동 충돌1소극장에서 공연중인 "비"(서머싯 몸작 이정섭연출,
9월9일까지)는 작가자신이 타이티섬으로 여행을 하던중 소재를 얻은
작품이다. 호놀룰루에서 출발,중간기착지인 파고파고항을 무대로
선교사부부 의사부부 창녀 선원사이에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통해 목사와
창녀의 삶의 가치를 그리고있다.

연극은 선박이 호놀룰루에서 출항하여 목적지에 전염병 콜레라가 만연
되는 바람에 중간기착지인 파고파고에 머물게 되면서 시작된다.

승객들중 어쩔수없이 이곳의 유일한 호텔에서 머물게된 목사부부와
의사부부등은 함께 투숙한 새디가 호놀룰루에서 탈출한 창녀임을 이내
알아차리게된다. 자신의 방으로 주위의 남자들을 끌어모으며 난잡한 춤을
추는등 호텔을 시끄럽게 하는 새디와 회개할것을 권유하는 목사가
대립하면서 극은 빠른 템포로 전개된다.

목사의 입김으로 지사로부터 새디에게 추방명령이 떨어지고 이에 새디는
목사에게 갖은 욕설을 퍼붓지만 새디는 결국 일종의 최면술에 걸린것처럼
목사의 꾸준한 설득에 회개하고만다. 독실한 신앙심을 지녔으면서도
새디에 대해 육체적인 본능을 느낀 목사는 그녀를 범하고 가책을 느낀
나머지 자살을한다.

새디역에는 신인 서주희가 말괄량이 관능적인 창녀 회개하는 성녀로
변모해가는 인물의 성격묘사를 무리없이 소화해내는가 하면 목사역의
김종칠은 절제된 연기로, 원주민 김명국과 김미남은 코믹한 연기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신재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