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에서는 어떠한 사안이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금융실명제와 같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중차대한 과제에 대하여는 각자의
상이한 견해를 토의함으로써 문제의 본질을 올바르게 인식하는데 보탬이
될뿐만아니라 건전한 토론문화의 발전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김한응금융연수원부원장과 고대 곽상경교수간의
실명제찬반토론에 참여하게 되었음을 밝혀둔다.

한국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최우선적 과제중의 하나는 분배상태를 개선하는
일일 것이다. 과거 우리경제의 외형적성장에 비하여 분배의 개선은 극히
미미하였거나 오히려 악화되었다. 분배문제의 심화는 계층간 위화감
조성등 사회불만의 팽배로 나타나 성장은 있어도 행복의 증진이 없는
사회로 전락할 수도있다.

형평을 증진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는 세금을 거둬들일때 가진자에게
보다 높은 부담을 하게하는 응능과세제도와 이를 바탕으로 사회개발투자및
사회복지지출을 확대하는 세출측면의 제도적 장치를 들수있다.

우리 세제는 그간 재정자립을 실현하고 개발재원의 충족이란 과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조세저항이 비교적 작은 간접세 위주의 세수구조를 갖게
되었다. 이는 소득세나 재산관련세제의 상대적 세수기능약화를 의미하며
이들 세목의 강화로 조세의 소득재분배기능의 제고가 요망되고 있다.

현행 소득세제의 취약점으로는 다양한 비과세및 감면규정을 갖고있어
세제가 복잡할뿐만 아니라 소득에 따라서는 전혀 과세대상으로 열거되어
있지않는 것도 있다. 또한 소득유형에 따라 그 실제적인 세부담에 커다란
차이가 발생하여 수평적 형평의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주식등 유가증권양도소득,그리고 이자및 배당소득등 금융소득을
들수있다.

금융자산소득에 대한 과세가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려면 금융거래의 주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금융자산거래의
실명제실시에 있어 금융소득의 합리적 과세제도의 모색은 필수적인 과제다.
실명제도입은 금융자산소득에 대한 과세뿐 아니라 상속.증여등 부의 이전과
관련한 과세의 정확을 기하기 위해서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부수적으로 실명제의 실시는 비정상적인 금융관행과 각종 사회비리등의
소지를를 근절하고 지하경제의 위축을 통하여 건강한 경제를 복원시켜
장기적으로는 성장잠재력을 가배시킬 것이다.

이상의 장점때문에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실명제를 제도화하고 있거나
관행으로 정착시키고 있다.

이상의 기대효과가 가져다줄 긍정적 효과가 김부원장이 우려하는 부정적
효과내지 부작용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되기때문에 대부분의 국민들은
실명제의 조속한 실시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실명제의 실시가 김부원장이 주장하듯 "사생활의 자유"에 반한다면 이에
관한 제도적 장치를 우리보다 훨씬 일찍 마련하고 있는 선진국들은 어떻게
이제도를 관행으로 엄격히 지키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어떠한 제도개혁이건 부작용은 피할수 없다. 예상되는 부작용보다
제도개혁이 가져다 주는 장단기의 긍정적 효과가 클 경우에는 김부원장이
걱정하는 제도개혁으로 인한 국민들이 겪는 불편이나 때에 따라서는
사생활의 제약등도 참고 견디는 슬기로움이 필요할 것이다. 토지공개념
3개 법안도 이러한 취지에서 입법화,시행되고 있지 않은가. 공익을
위해서는 사유재산권의 일정한 제약도 가능할수 있으며 이는 시장경제의
모순을 보완해줄수 있다는 점에서 토지공개념은 다양한 부작용을
극복해가면서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실명제가 금융기관에 또 다른 멍에로 작용할수 있다든가 또는
금융기관종사자들에게 불평등한 대우를 받게한다는 우려는 실명제의 단기적
부작용만을 지나치게 고려한데서 연유한게 아닌가 생각한다. 오히려
비정상적 금융관행을 줄이고 금융시장에서 검은 돈의 역할을
위축시킴으로써 실명제는 장기적으로 금융기관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모든
금융인들러부터 멍에를 풀어주는 역할을 하리라고 예상된다.

제도개혁으로 인한 눈 앞의 부작용을 두려워한다면 개혁의 값진 대가를
장기간에 걸쳐 향유할수 없다.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국민의 지혜를
모으면서 제도개혁을 부단히 추진하는 용기와 슬기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선진여러나라들은 엄격한 실명제의 관행아래 형평강화를 위한 세입 세출
양면의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자유와 민주의 가치관을 공고히
함은 물론 복지국가로 나아가고 있다.

눈 앞의 이해관계에 초연할수 있고 개혁의 시련을 감내할수 있는 국민만이
개혁의 값진 대가를 장기간에 향유할수 있는 선진국민이 될수 있음을 우리
모두가 자각할 때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