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군 지도부가 3일 다국적군 지도부와의 회담에서 걸프전 휴전
조건들을 수락한 가운데 이라크 관영 바그다드 라디오방송은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이날 동정을 보도하면서 후세인의 권력기반이 아직 확고한 상태
임을 시사했다.
바그다드 라디오방송은 이날 후세인 대통령이 2일밤 혁명평의회 및
집권 바트당 고위 관계자들의 회의를 주재, 전후 공공서비스 분야의 복구
문제를 검토한데 이어 바그다드시내 순교자 묘소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후세인 대통령이 라티프 알 자셈 공보장관및 이라크군 참모
차장인 압둘 사타르 아메드 알 마이니 중장과 만나 6주간에 걸친 다국적
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TV및 라디오 방송망을 복구하는 계획을 논의했다고
보도했으나 회의 장소와 이라크군 참모총장을 대신해 참모차장이 회의에
참석한 이유는 밝히지는 않았다.
이날 회의는 이라크군 고위 지휘관들이 쿠웨이트국경 부근에서 다국적군
지도부와 휴전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갖기 수시간 앞서 열린 것으로
후세인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은 3일 이라크 TV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이 녹화 필름에서 후세인은 군용 코트차림에 검은 베레모를
쓰고 있었으며 보좌관들과 웃음을 띤채 대화를 나누면서 메모를 하기도 했다
후세인은 걸프전쟁이 휴전에 들어가기 이틀전인 지난 26일 이후 연설을
하지 않았으며 다국적 군측도 그의 소재를 알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바그다드 라디오방송은 또 후세인 대통령이 3일 바그다드 시내의 순교자
묘소를 방문, 코란 귀절을 낭독했으며 또한 지난 89년 5월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아드난 하랄라 전국방장관의 묘소도 둘러봤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날 상오 또 이라크 TV가 2일 밤부터 방송을 재개, 매일
하오 5시부터 자정까지 방송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라크 정부 기관지
알타와라지도 이날 운수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 바그다드 시내 공공운수
분야 복구 노력이 군차량및 운전기사들의 도움으로 신속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2일 밤 바그다드 일부 지역에 전력 공급이 재개됐으며 이라크
북부주의 전력 공급도 회복됐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라디오방송은 또 이라크 국민들에게 국가 재건 사업에 참여하라고 호소
하는 한편 전후 복구 노력이 대대적인 규모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방송은 "이라크 국민들은 야만적인 침공에 맞섰을 때처럼 단합된
힘과 애국심을 과시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전세계는 침공행위에 맞서,
우리 국민이 보여준 영웅적이며 확고부동한 행위를 목격했던 것처럼
엄청난 국가 재건사업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라크 정부는 2일 이라크 전역에 모든 무기의 발포 금지령을
내리고 이를 위반하는 자는 누구든지 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그다드 라디오는 혁명평의회 대변인의 말을 인용, 무기의 발포
행위는 현행법 위반이며 국가가 처한 현재의 상황에 위해를 가할 수도
있는 행위이기 때문에 이같이 "단호한 결정"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바그다드 라디오의 이같은 보도는 미군측이 지난 28일 이라크 남부와
쿠웨이트에서 휴전조치를 위반한 수대의 이라크군 탱크를 파괴했다고
밝힌데 이어 나온 것이다.
바그다드 라디오는 이와는 별도의 보도에서 이라크 학교들이 오는 9일
부터 수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히고 교사들에 6주 동안의 수업 공백을
보충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