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알리, 악플 상처 딛고 '선플 전도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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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는 지난해 12월 중순 ‘나영이 사건’의 아픔과 아동 성추행 문제에 대해 사회적 경종을 울리기 위해 자작곡 ‘나영이’를 발표한 뒤 인터넷에서 거센 비판과 논란에 휩싸이는 고통을 겪었다. 결국 가족이 함께 나선 눈물의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아픈 과거사까지 고백하며 사태를 무마했지만 당시의 무차별적인 악플 테러는 그에게 또 다른 상처로 남았다. 노래가 수록된 앨범 전량을 수거해 폐기 처분한 것은 오히려 사소한 일이었다.
알리의 아버지 조명식 씨(56·디지털타임스 사장)는 “이성적·논리적 설명의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마녀사냥식으로 몰아치는 악성 댓글의 괴로움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며 “그렇다고 그 고통을 가슴에 안은 채 언제까지나 주저앉아 있어서는 더욱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총선과 대선이 있어 자칫 무책임하고 선동적인 언어 폭력이 난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선플 운동은 결국 고운 말 쓰기 운동이라 악플에 시달려본 사람들이 직접 나설 때 더 효과적일 것이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알리가 선플 홍보대사를 맡기까지는 주위 사람들의 많은 관심과 위로, 격려가 큰 힘이 됐다. 민병철 이사장은 “기존의 선플 홍보대사가 박지성 선수 등 분야별로 7명이 있지만 직접 피해를 본 당사자가 맡기는 처음”이라며 “선뜻 나서기 힘든 상황이었겠지만 알리에게 선플달기 운동에 참여해달라고 적극 권했다”고 전했다.
알리는 올 들어 악성 댓글의 아픔을 추스르고 조금씩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27일에는 지난해 10월부터 출연한 KBS 2TV의 ‘불후의 명곡2:전설을 노래하다’ 코너에서 선보인 경연곡들을 모은 리메이크 음원을 내놨다. 다음달 11일엔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2012 김광석 다시 부르기’ 콘서트에서 팬들과 만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홍성호 기자 hymt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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