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한경 신춘문예 소설 부문 당선작 '세노테 다이빙' 줄거리
카리브해로 혼자 신혼여행을 떠나온 현조. 그녀는 연인과 가족으로 가득한 리조트에 홀로 들어오자마자 남편의 행방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현조는 대답한다. 그녀의 연인은 결혼을 1주일 앞두고 죽었다고.

마야 유적지인 치첸이트사 투어에서, 와인을 마시러 간 야외 풀 바에서, 현조는 어째서 혼자 신혼여행을 왔는지 묻는 사람들을 계속 마주친다. 그때마다 현조는 굳이 그녀의 연인, 도훈이 죽은 경위를 알려준다. 현조의 이야기에서 도훈은 살해당하기도 하고, 싸움에 휘말려 사고사하기도 하며, 단순한 교통사고로 죽기도 한다. 연인을 여러 방식으로 죽이면서, 현조는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고 카리브의 해변을 귀신처럼 배회한다.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났던 도훈은 그녀의 이상형에 완벽히 부합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배려와 이해를 통해 현조는 그에게 천천히 마음을 열었다. 그리고 어느 날, 도훈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그가 위험에 처한 자신을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본 현조는 그를 자신만의 유일한 보석 같은 존재이자 진심을 다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던 어느 날, 도훈은 그녀에게 고백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노라고. 현조에게 주던 마음을 다른 이에게 나누어준 그런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고. 현조를 사랑하는 마음과 별개로 다른 마음이 생겨난 거라고. 두 사람을 동시에 사랑하고, 두 사람 모두와 헤어지고 싶지 않다는 도훈의 고백을 듣고도 그를 놓을 수 없었던 현조. 그녀는 도훈의 다른 연인을 용인하는, 자신을 갉아먹는 선택을 하고. 날마다 커지는 불안과 고통을 견디지 못한 현조는 급기야 도훈의 또 다른 연인을 염탐하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