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변화의 수수께기'와 '반복되는 문제의 핵심'을 밝혀내다

신간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업스트림'

작은 스타트업이 출시한 트위터는 메가트렌드가 됐지만, 거대 기업 구글이 내놓은 구글플러스는 외면받았다.

여행 전문 웹사이트 익스피디아는 이메일 발송 방식을 변경하는 등의 간단한 대응으로 1억 달러를 아꼈다.

이런 기업들의 사례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수수께끼와 반복되는 문제의 원리를 밝혀낸 책들이 잇달아 번역돼 나왔다.

소셜 네트워크(사회 연결망) 분야의 저명 연구자 데이먼 센톨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가 쓴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웅진지식하우스)는 인간 행동이 어떻게, 왜, 언제 변하는지에 대해 네트워크과학이 알려주는 지식을 소개한다.

저자는 새로운 믿음이나 행동, 규범을 확산시키는 핵심은 사회 연결망에 있다고 강조한다.

트위터보다 훨씬 기술력이 크고 마케팅도 공격적으로 펼쳤던 구글플러스가 실패한 원인도 사회 연결망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자기 주변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 포진해 있고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과 달리 구글플러스 사용자들은 그런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책은 설명한다.

아울러 어떤 아이디어나 행동은 바이러스처럼 전파되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과 연결된 소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유명 저널리스트 맬컴 글리드웰이 제시한 '소수의 법칙'을 논박한다.

저자는 먼저 변화의 확산 방식을 지적한다.

단순한 개념이나 정보의 전파는 바이러스 은유로 설명할 수 있지만, 사람들은 단순히 새로운 정보를 접한다고 해서 자신의 행동을 쉽게 바꾸지는 않는다.

저자는 트위터와 구글플러스의 사례를 보여주며 자기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보고 모종의 확신을 얻고 나서야 비로소 움직인다는 '복잡한 전염'이란 개념으로 설명한다.

특히 기존의 믿음과 규범을 흔드는 변화일수록 가족이나 친구, 동료처럼 끈끈하게 연결된 관계가 확산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을 한국의 가족 계획 등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책은 변화를 위해서는 전염성에 의존하지 말고, 혁신가를 보호하며, 네트워크 주변부를 활용하라는 등의 전략도 제시한다.

경영 컨설팅 전문가로 '스위치' 등 베스트셀러를 펴낸 댄 히스는 신작 '업스트림'(웅진지식하우스)에서 문제는 해결하는 게 아니라 예방하는 것이라고 설파한다.

제목은 '상류'를 뜻한다.

강에서 아이들이 계속 떠내려오면 건져내지만 말고 상류로 가서 아이들을 물에 던지는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우화에서 따온 것이다.

저자는 먼저 온라인 여행사이트 익스피디아의 사례로 업스트림과 그 반대인 다운스트림의 차이를 설명한다.

익스피디아의 고객 경험 책임자는 항공권이나 호텔, 렌터카 등 여행 관련 상품을 예약한 고객 100명 가운데 58명이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는 것을 파악하고 문제 해결에 나선다.

처음에는 통화 시간을 줄여 콜센터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다 아예 고객이 전화를 걸지 않게 하는 방안을 찾기로 한다.

고객이 도움을 요청하는 주요 이유를 정리해 순위를 매겼더니 여행 일정표를 얻기 위한 전화가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2012년 한 해에만 일정표를 얻기 위한 전화가 2천만 통 걸려왔다.

한 통을 처리하는 데 비용은 약 5달러로 일정표 문제만 해결하면 1억 달러를 아끼는 셈이다.

회사는 음성 안내 시스템에 일정표와 관련한 자동 응답을 추가하고, 이메일 발송 방식을 변경해 일정표가 스팸 메일로 분류되지 않도록 했더니 2천만 통의 전화는 사라졌다.

저자는 익스피디아가 종전처럼 고객의 전화를 받은 뒤 누락된 일정표와 관련한 불만을 해결해주는 것은 '다운스트림'이며 콜센터에 전화를 걸 필요가 없게 대응하는 것은 '업스트림'이라고 말한다.

책은 박스에 비싼 TV 그림을 인쇄해 물품 파송률을 80% 낮춘 자전거 회사와 서비스를 해지할 고객을 예측함으로써 해지율을 50% 낮춘 링크드인, 고등학교 1학년에 자원을 집중함으로써 졸업률을 20% 이상 올린 고등학교 등 상류에서 문제를 해결한 많은 사례를 소개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