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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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는 글을 함께 공유하며 소통해보는 [와글와글]. 누군가에게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사연들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이번 사연은 할인 쿠폰과 포인트를 잘 챙겨 유용히 사용하는 20대 취준생의 이야기다.

28살 취업준비생 A씨는 지난해 서울로 상경해 운 좋게 취업했지만 회사가 망해 백수가 된 상황이다.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아르바이트를 구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가끔 일일 아르바이트를 통해 한달에 월 30만원~60만원 정도 벌어 근근히 생활하고 있다.

수입이 여의치 않다보니 취업하며 살던 고시텔도 나왔다. 염치 불구하고 11년된 친구의 원룸 월세방에 10만원을 내고 신세를 지고 있다.

A씨는 적게 버는 만큼 알뜰한 생활이 습관이 됐다. 생필품 뿐만 아니라 작은 제품을 하나 살 때도 가격 비교를 꼼꼼히 하고 카페에만 가면 쿠폰을 챙긴다. 쿠팡, 티몬과 같은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특가를 찾고 포인트는 모조리 적립 받는다.

그렇게 1년을 살았다. 친구에게 신세는 지고 있지만 혼자서 잘 생활해 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A씨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최근 한 온라인 쇼핑몰에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식사권부터 유명 빙수 전문점 쿠폰이 '5백원'에 올라왔다. 이에 A씨는 '광클'을 통해 구매에 성공했다.

저렴한 식사권을 여러장 구입하기 위해 지인들이 쓰지 않는 계정을 빌렸다. 물론 같이 살고 있는 친구에게도 아이디를 빌려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A씨에게 돌아온 말은 비수가 되어 박혔다.

"거지가 따로 있냐. 너 너무 구질구질하게 살아. 할인에 미친 애 같아."

A씨는 절친한 친구에게 이런 소리까지 들으니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그는 "얹혀 살지만 미안한 마음도 있고 생필품도 아껴쓰며 집안일도 도맡아 하고 있다. 사치도 안부리고 버는 만큼만 쓴다. 이렇게 사는게 구질한건가? 분수에 맞게 소비하는 게 거지소리를 들을 일인가"라며 분노했다.

네티즌들은 "할인 받고 쿠폰 쓰는 모습은 알뜰해 보이고 좋다. 하지만 본인 아이디로만 하면 좋았을 텐데 다른 사람 아이디를 구걸하니 거지 같다고 표현한 것 같다", "솔직히 상대방 아이디를 안 쓰더라도 빌려달라고 하는건 민폐", "주변에 이런 사람 꼭 있다. 뭐 살 때마다 자기 포인트 적립해달라고 하고, 득달같이 달려들어 포인트 적립 받아가는... 사람이 좀 추하고 없어보인다. 아껴쓰는 것 좋지만 남에게 피해 안가는 선에서 적당히 눈치 보라"고 조언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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