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시간이 멈춘 곳에서의 휴식
물가에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나무와 검푸른 하늘이 거울 같은 수면 위에 비치고 있다. 평상 위에 펼쳐진 책 속엔, 글자 대신 풍경이 들어와 버렸다. 아침인지 저녁인지 알 수 없는, 시간이 멈춘 듯한 이곳은 오직 고요함으로 가득하다.

휴식의 시간을 갖기 위해 책을 들고 이곳을 찾은 코소보 사진가 베스 하미티는 맑은 풍경에 마음을 빼앗겨, 책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여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쌓인 먼지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 작가는 눈앞의 정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가 받은 감흥을 강조하기 위해 책 안에, 호수에 비친 나무의 모습을 합성해 넣었다.

하미티는 풍경을 찍는 사진가다. 자신의 생각을 반영하기 위해 컴퓨터 작업을 더한다. 그런데 그것이 작위적이지 않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