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완도·고흥·장흥서 전복·우럭·넙치·돌돔 등 200억 피해
당분간 고수온 유지·적조 확산 우려…"태풍이 해수면 온도 낮추긴 하는데"

한반도가 찜통에 갇힌 듯 한 달 가량 35도 안팎의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해수면 온도도 급상승해 수산물 피해가 커지고 있다.

서남해안 해수면 온도가 최고 30도가량 오르는 가운데 '양식수산물 천적'인 적조까지 확산하고 있어 수산물 피해가 눈덩이처럼 확대될 우려를 낳고 있다.

22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21일 여수시 경호동 앞 해상양식장에서 우럭 50만마리(2어가)와 돌돔 3만마리(1어가)가 폐사해 3억원의 피해를 봤다.

우럭 피해 양식장은 적조가 발생하지 않은 곳이고 돌돔 피해 양식장은 적조가 발생한 곳이다.

전남도와 여수시는 폐사 원인을 규명하고자 남해수산연구소에 시료 분석을 의뢰했다.

앞서 완도군 금일읍 등 해상양식장에서 지난 16일부터 전복이 폐사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2천500만마리(260어가)가 폐사했다.

고흥군 전복 종패양식장에서 종패 25만마리(1어가), 장흥군 해상양식장에서 넙치 5만2천마리(1어가)가 각각 폐사했다.

전복, 전복 종패, 넙치가 폐사한 곳 모두 적조 발생 지역은 아니다.

현재까지 전남도내 수산물 피해액은 200억원 가량에 달한다.

수산당국이 정확한 폐사 원인을 규명하는 가운데 고수온이 직간접적인 폐사 원인일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해수면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오르고 적조까지 확산할 조짐을 보여 수산물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도내 해역에는 지난 16일 장흥군 노력도-고흥군 외나로도 염포에 적조 출현주의보가 발령됐고, 지난 17일 고흥군 외나로도 염포-여수시 돌산도 동측에 적조 주의보가 발령됐다.

도 관계자는 "육지 온도가 낮아진 뒤 1주일이나 10일이 지나야 해수면 온도가 낮아진다"며 "따라서 이번 주말에 육지 폭염이 한풀 꺾인다고 해도 고수온은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 고수온·적조로 인한 수산물 피해가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태풍이 양식장 등에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고수온으로 수산물 피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는 해수면 온도를 낮추는 효자 노릇도 한다"며 "이달 말까지 태풍이 온다는 기상정보도 없어 이래저래 고수온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안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