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차이코프스키 '겨울의 몽상'
차이코프스키는 명문 법률학교를 졸업하고 법무부 관리로 일하다가 21세가 돼서야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졸업을 즈음하여 모스크바 음악원이 새로 설립되는 바람에 25세의 젊은 나이에 교수로 초빙될 수 있었으니 운도 따랐다. 이때 작곡한 그의 첫 대곡이 교향곡 제1번이다.

이 곡에는 ‘겨울의 몽상’이란 표제가 붙어 있다. 작곡자는 더 이상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지만 여기서 겨울이란 러시아의 차가운 땅을 상징한다. 1악장에 ‘겨울 여행의 몽상’, 2악장에 ‘음산한 땅, 안개의 땅’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차이코프스키 자신의 평가대로 미숙한 시절의 작품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민요풍의 선율이나 학생 운동가를 사용한 점, 자유로운 전개와 웅혼한 오케스트레이션은 기개 넘치는 젊은 작곡가의 애국심과 그 미래를 엿보기에 충분하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