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예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세계문화유산 알람브라 궁전이 스페인 땅에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로니컬하다. '소나무 작가' 배병우 씨가 2007년부터 3년간 스페인 정부의 의뢰로 알람브라 궁전의 정원을 촬영한 것도 행운이었다.

이 작품은 2007년 봄 스페인 남쪽 안달루시아 지방에 있는 알람브라 궁전의 넉넉한 봄기운을 찍은 수작이다.

기하학적인 문양을 수학적으로 완벽하게 표현한 궁전의 황금빛 아치와 푸른 숲을 대비시켜 '자연의 영혼'을 잡아냈다. 동양적 전통에 뿌리를 둔 예술가의 안목으로 서양의 영혼을 포착한 것이다. 그라나다 구릉 위에 높이 솟은 황금빛 아치 아래 우뚝 선 나무들이 마법에 걸린 듯하다.

많은 사진 작가들이 작품을 통해 빛을 표현하듯 배씨도 작품에 사물의 형태보다 빛을 담고자 했다. 동이 트는 새벽녘,안개가 섞여 있는 광선의 미묘한 느낌을 잘 반영했다.

이옥경 < 가나아트갤러리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