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당나라 여성시인 설도의 '춘망사(春望詞)'를 안서 김억(1896~?)이 번안한 시에 요석(樂石) 김성태 선생(사진)이 곡을 붙인 가곡 '동심초'다. 학창시절부터 많은 사람들이 즐겨 듣고 부르는 '동심초'를 비롯해 '한송이 흰백합화''이별의 노래''산유화' 등 100여곡의 애창 가곡을 만든 김성태 선생(예술원 회원)의 음악인생 80년과 100번째 생일을 기념하는 음악회가 오는 10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올해 백수(白壽 · 만 99세)인 선생은 한국 클래식 역사의 산증인으로 꼽힌다. 1930년 동요집 '새야새야 파랑새야'를 내며 작곡가로 데뷔했고,연희전문과 일본 도쿄 고등음악학교 작곡부를 졸업했다. 1946년부터 30년 동안 서울대 교수로 몸담으며 동요와 가곡,기악곡,교성곡 등 300여곡을 작곡했을 뿐만 아니라 클래식 음악계의 숱한 인재를 길러냈다.

이번 음악회는 그의 제자들로 구성된 요석동문회가 스승의 음악을 재조명하고 건강하게 백수를 맞이한 스승의 생신(9일)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지휘자 임헌정,소프라노 김인혜,메조 소프라노 윤현주,테너 박현재,바리톤 김성길,피아니스트 권성순 등 요석의 제자들과 서울대 음대 교향악단,서울대 음대 합창단이 어우러져 교성곡 '비바람 속에'를 비롯해 '동심초''산유화' 등의 대표 가곡을 들려준다.

동요 '스승의 은혜''꽃밭에서' 등을 작곡한 제자 권길상 선생(82)이 요석에게 '스승의 은혜'를 헌정하는 순서도 마련된다. 3만~8만원.(02)585-2934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