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2013년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최된다. WCC는 지난 8월31일 오후(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중앙위원회를 열어 차기 총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과 시리아의 다마스쿠스를 놓고 투표를 실시한 결과 70표를 얻은 부산을 개최지로 확정했다.

개신교계는 WCC 총회와 더불어 루터교세계연맹(LWF) · 세계개혁교회연맹(WARC) 총회도 함께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성사될 경우 부산에 1만명가량의 세계 기독교 지도자들이 모이게 된다. 따라서 역대 최대 규모의 총회를 통해 한국 개신교의 지도력과 위상은 물론 '코리아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게 될 전망이다.

WCC는 세계 110개국 349개 교파,5억6000만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가입된 세계 최대 기독교 기구다. 7년마다 열리는 총회는 WCC의 최고 입법기관으로 세계 기독교의 시대적 과제와 신학적 방향을 설정하는 자리.의장단과 중앙위 위원,참관인 등 5000~6000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다.

WCC가 창설된 194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첫 총회가 열린 이래 아시아에서 총회가 개최되기는 1961년 인도 뉴델리(3차) 이후 52년 만이다.

한국은 9차 총회 유치를 신청했다가 브라질에 고배를 마셨고,이번에는 사도 바울이 개심한 역사적 장소임을 내세운 시리아 다마스쿠스와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뜻을 이뤘다. 2주 동안 열리는 총회에서 각국 참석자들은 적어도 10개 이상의 언어로 기도와 찬양을 올리고,정치 · 사회 · 경제적 이슈에 대한 주제별 토론회와 발표회를 연다. 각국의 전통문화도 선보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는 지난 2월 WCC 유치위원회(위원장 김삼환 목사 · NCCK 회장)를 구성해 일찍부터 공을 들였다. 이번 중앙위에도 박종화(유치위 집행위원장) · 권오성(NCCK 총무) · 조성기(예장통합 사무총장) 목사 등을 대표단으로 보내 한국 개최의 의미를 설명하며 표를 모았다.

이들은 한국 개신교가 여러 교파로 갈라져 있으면서도 어떻게 화합하며 지내는지,다른 종교와 어떻게 평화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공존하는지 직접 와서 봐달라고 호소했다는 후문이다. WCC 총회 개최가 남북의 화해와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의 뛰어난 국제회의 인프라도 총회 유치에 크게 작용했다. WCC 조사단이 지난 5월 서울 코엑스와 부산 벡스코의 국제회의 시설 및 주변 숙박시설,교통 · 통신 및 편의시설 등을 둘러본 뒤 만족했다는 것.정보기술(IT) 강국의 뛰어난 인프라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지역 안전성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얘기다.

박종화 목사는 "WCC 총회 유치는 한국 교회의 성장과 믿음,지도력을 세계 교회가 인정한 것"이라며 "한국 교회가 미래교회의 참된 모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