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서도 GE는 건재하다. GM을 비롯한 대기업,금융회사들이 줄줄이 넘어지는 가운데서도 매출,순이익 등의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세기의 경영자''전설적 CEO'로 불리는 잭 웰치가 있을 땐 그의 탁월한 경영방식과 20세기 후반 미국의 경제적 호황기가 맞물려 그게 가능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속에서도 어떻게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웰치의 뒤를 이어 2001년 9월부터 GE를 이끌고 있는 제프 이멜트 회장(53)의 '새로운 GE방식(way)' 덕분이다.

이멜트가 처음 GE를 맡았을 때 여건은 좋지 않았다. 웰치의 빈 자리는 컸고,경제는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취임 직후 9 · 11사태와 엔론사태가 잇달아 터져 재정손실과 주가하락이 잇달았다.

그러나 위기는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안고 있는 법.이멜트는 취임 첫해에 엔론으로부터 풍력사업을 인수한 것을 필두로 GE의 핵심사업인 가전사업을 버리고 금융,인프라,미디어,환경산업 등을 개척했다. 특히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이라고 부르는 GE의 전사적 친환경사업 구상은 환경문제를 해결하면서 사업도 성장시키는 대담한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그 결과 그가 취임한 뒤 매출은 60% 늘었고 수익도 2배로 증가했다.

이 책은 경기침체기에 GE를 맡은 이멜트가 새로운 성장산업을 발굴하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단순화하라''폭과 깊이와 맥락을 이해하라' 등의 여러 가지 지침을 제시한다.

그 중에서도 주목되는 것은 '상상돌파 프로그램'이다. GE의 직원들에게 매년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세 가지씩 내도록 한 것.이멜트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그게 우리가 변화를 꾀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구성원 모두의 참여를 통한 변화와 혁신,그리고 이를 통해 지속되는 성장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얘기다.

이멜트는 "우리는 GE를 길모퉁이 식료품 가게라고 생각하고 운영한다"며 "세부사항을 살피고,각각의 절차를 검토하며,사람들을 하나하나 챙긴다"고 말했다. 거대하다고 해서 조직이 어영부영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