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중 장마가 끝나고 더위가 가장 심해지는 때인 대서(大暑)가 낀 삼복더위의 철이지만 최근 며칠새 아침마다 가을처럼 선선한 기운이 이어지고 있다.

청주기상대에 따르면 대서인 23일 청주의 아침 최저기온이 19.9도를 기록한 데 이어 중복인 24일에도 수은주가 22.3도밖에 오르지 않았고, 25일 최저기온도 20도로 예상되고 있다.

30년치 기온을 평균 낸 평년 최저기온이 22.8도라는 점에 비춰볼 때 0.5∼3도 가량 낮은 셈이다.

청주 인근인 대전 역시 아침 최저기온이 23일 18.5도, 24일 20.6도를 기록했고, 서울 또한 23일 21.9도, 24일 22.5도로 평년보다 낮은 날씨가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대서인 7월 22일 청주의 아침 최저기온이 23.7도였으며 23일 22.6도, 24일 23.3도를 기록했고 낮기온도 31.0도, 28.9도, 31.8도까지 올라갔다는 점에서 올해는 예년에 비해 '시원한 여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여름철에 영향을 미치는 고온다습한 특성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년과 달리 우리나라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지난해에는 7월 하순에 우리나라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위치하면서 구름이 낀 날이 많았고 대기도 불안정해져 지역에 따라 비가 내리는 강수현상도 발생했다.

한마디로 열대야를 방불케 하는 찌뿌듯한 오전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속에 30도를 훌쩍 웃도는 끈적끈적한 오후가 이어지는 등 불쾌지수가 높은 7월 하순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우리나라 동북쪽에 위치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남하하지 않고 있고, 이에 따라 찬 공기가 계속 머무르고 있어 아침 기온이 썩 높지 않다는 것이 청주기상대 분석이다.

기상대 관계자는 "통상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지금쯤이면 일본 규슈 남쪽에 위치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줘야 하는데 지금까지 러시아 극동 쪽의 캄차카 반도 부근에 있고, 이 때문에 우리나라 상층부에는 찬 기압골이 위치해 있다"고 설명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남하하지 않은 덕분에 아침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열대야 현상이 없는 것은 물론 고온다습하지 않아 후텁지근한 느낌도 적다는 지적이다.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