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스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저녁 시간 메인뉴스는 각 방송사가 자존심을 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승부처다.

최근 간판 뉴스인 1TV '뉴스9'의 시청률이 곤두박질치자 KBS에는 비상이 걸렸다.

KBS는 '뉴스9'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다급히 움직이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KBS '뉴스9'는 지난해까지 시청률 20%를 넘기며 MBC, SBS 등 타사 뉴스를 배 이상의 차이로 제쳤으나 이젠 옛말이 됐다.

최근 시청률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시청률이 10%대 초중반까지 떨어져 역전을 허용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뉴스9'의 시청률은 올해 들어 20%대를 찾아보기 어려운 반면, 지난해 말까지 8-9%대 시청률에 머물렀던 SBS '8뉴스'는 최근 10%대 중반까지 상승했다.

시청률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지난 5일 KBS '뉴스9'는 15.3%(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16.4%의 SBS '8뉴스'에 뒤졌다.

'뉴스9'는 이후 10일과 12일, 19일에도 '8뉴스'에 추월당했으며 수도권 기준으로 집계하면 그 빈도가 더 높아진다.

지난 20일 KBS 노동조합의 요구로 열린 공정방송위원회에서도 뉴스 시청률 하락이 안건으로 다뤄졌다.

이날 사측은 '뉴스9'의 시청률 하락은 뉴스의 자체 경쟁력 약화와 더불어 SBS '아내의 유혹'의 인기, KBS 1TV '집으로 가는 길'의 시청률 하락 등 일일드라마의 영향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조 측은 "자체 분석 결과 드라마 주요 시청층인 여성 30-50대뿐만 아니라 남성 30-50대 등 전연령층이 고르게 '뉴스9'에서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뉴스 자체의 경쟁력 강화 대책을 물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뉴스9'의 완성도를 제고하고 전문기자를 육성해 기자 브랜드화를 추진하는 방안 등과 함께 일일드라마 경쟁력 강화 등을 대책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9'의 시청률 하락은 KBS 사측의 주장처럼 최근 4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 중인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인기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KBS 1TV 일일극은 '너는 내 운명'이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 속에서도 40%를 돌파했던 것과 달리 현재 방영되고 있는 '집으로 가는 길'은 20%에 못 미치는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다.

KBS의 한 관계자는 "'뉴스9'의 시청률 하락이 올해 1-2월에 걸친 단기적인 현상이라고 기대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이 3월에도 이어져 분기 동안 계속된다면 정말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