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비평가 진중권씨의 책 「미학 오디세이」가출판사 3곳에서 동시에 출간돼 법정공방으로 이어지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001년 진씨와 출판계약을 맺고 이 책을 펴낸 '현실과과학'은 1일 서울지방법원에 출판사 '휴머니스트'에서 나온 「미학 오디세이」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데 이어 2일에는 '휴머니스트'를 민사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휴머니스트는 지난달 25일 「미학 오디세이」(1.2권)를 완결개정판이란 이름으로 출간했다. 앞서 출판사 '새길'에서도 1994년 같은 책을 출간해 현재 출판사 3곳의 「미학 오디세이」가 동시에 유통되고 있는 셈이다. 저자인 진씨는 "현실과과학이 약속한 인세를 제때에 지급하지도 않고, 처음 책을 낸 새길과의 저작권 분쟁도 전혀 해결하지 않아 책이 팔려도 인세를 못 받는 경제적 손해를 감수해왔다"며 "휴머니스트 쪽과 「미학 오디세이」 3권을 내기로 계약한 상황이어서 출판사를 옮기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실과과학 고훈석 대표는 "인세는 지불했으며 진씨와 출판계약이 3년 더 남은 시점에서 진씨로부터 일방적인 계약파기 통보를 받았다"며 이는 "저작권갈등은 새길과 진씨가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 휴머니스트 김학원 대표는 "현실과과학 쪽으로부터 책을 넘기겠다는 뜻을 확인하고 원고 디스켓을 넘겨받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현실과과학 고 대표는 "제 3권을 출간하는데 앞서 나온 1.2권을 참고하기 위해 디스켓을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준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출판계는 이번 분쟁에 대해 새로 책을 낸 출판사와 저자가 저작기간이 끝나지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책을 출간했다는 점에서 윤리상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hanarmd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