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의 경제대국 일본은 지금 10년째 장기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외신을 통해 들어오는 일본발뉴스에는 최악이나 최저,바닥,위기 등 곤경을 알리는 단어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등장한다. 이처럼 일부에서는 전례 없는 위기라며 일본의 미래를 걱정하지만 정작 일본 국민들의 표정에서는 공포의 그림자를 찾기 힘들다. 상가나 음식점은 물론 주말 관광지는 언제나 인파로 넘쳐난다. 일본 경제의 엔진이 꺼졌다는 징후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면 일본의 참모습은 어떤 것일까. '돈냄새 천재 일본인들의 성공장사법'(양승득 지음,한국경제신문사,9천원)은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지만 좀처럼 쓰러지지 않는 일본 경제의 힘과 그 배경을 파헤친 책이다. 한국경제신문 도쿄 특파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저자는 현지에서 일본 경제를 들여다보고 비즈니스 측면으로 시야를 좁혀 주목받고 있는 신종 아이템들과 신선한 발상을 모았다. 10년 불황 속에서도 나름대로의 성공 아이템과 장사법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일본 비즈니스의 현장 리포트라고 할 수 있다. 전자레인지용 찜질패드,향기를 맡는 것만으로 살을 뺄 수 있는 화장품,애완용 강아지의 감정을 분석할 수 있는 음성인식기기 바우링걸 등은 발상의 전환만으로 소위 '대박'을 터뜨린 대표적인 사례다. 편의점이나 대형 슈퍼마켓 등과 같은 강력한 경쟁자 바로 인근에 점포를 차려 오히려 히트를 치고 있는 반찬 전문 체인 '오리진 도슈'의 성공담도 눈여겨볼 만하다. 저자는 "거의 실시간으로 도쿄의 유행이 서울로 전해지는 오늘날 일본의 상품시장을 읽는 것은 중요한 참고가 될 수 있다. 성공을 기약하는 것 못지않게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한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