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황석영(58)씨의 중편 「한씨 연대기」와단편집 「삼포가는 길」이 프랑스어로 번역돼 프랑스에서 출간됐다. 출판사 '쥘마'는 황씨 작품 번역출간을 기념해 9일 파리 국립영화학교(FEMIS)에서 고(故) 이만희 감독의 영화 '삼포가는 길'을 상영했다. 쥘마는 이에앞서 지난주말 「한씨 연대기」와 「삼포가는 길」을 각각 「Monsieur Han」「La Route de Sampo」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이날 영화 상영회에는 프랑스인, 한국 유학생, 교민 등 80여명이 참석해 황씨작품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세르주 사프랑 쥘마출판사 편집장은 영화상영에 앞서 황씨가 한국의 대표적 작가라며 군사독재에 항거하다 수감됐던 이력, 이 영화 제작 당시의 엄격했던 검열 상황 등을 소개했다. 황씨는 "삼포는 한국의 산업화 과정과 분단 현실로 인해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정신적 고향을 상징한다"며 "30년 전 청년작가의 영화를 20여년만에 다시 보게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황씨 작품은 최미경 외대통역대학원 교수와 장-노엘 주테 주일 프랑스대사관 어학.문학담당관이 공동 번역했으며 한국문학번역원이 번역 출간을 지원했다. 단편집 「삼포가는 길」에는 표제작, '장사의 꿈' '잡초' '낙타누깔'이 수록됐다. 황씨는 이날 영화 상영에 이어 카이예서점에서 독자와의 만남, 파리 8대학 강연등의 행사를 가지며 프랑스 외무부의 이브 마뱅 서적.미디어 국장 면담, 현지 언론인터뷰 등의 일정이 계획돼 있다. 쥘마출판사는 황씨 작품 이전에도 한국고전인 「춘향전」, 김유정 단편집 「소나기」, 황순원의 「목넘이 마을의 개」「별과 같이 살다」, 이승우의 「생의 이면」 등 한국 작품을 지속적으로 출판해왔으며 황순원작 「카인의 후예」를 조만간 발간할 예정이다. 최 교수는 이중 「소나기」 「목넘이...」 「춘향전」등을 번역해 프랑스어권에한국 문학을 소개하는 데 앞장서왔으며 지난해 프랑스 정부로부터 교육공로훈장을받았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