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에 나타난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가 중국과 일본에 비해 매우 단편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데다가 과거의 부정적인 편견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정탁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팀은 「광고연구」(한국방송광고공사 광고연구소 간) 2002년 봄호에 실린 논문 '미국 언론에 나타난 동북아 3국의 국가이미지 비교연구'를 통해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전담기구를 설치해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교수팀은 2000년 미국 뉴욕타임스와 LA타임스에 실린 동북아 3국의 관련기사에 대해 내용분석을 실시한 뒤 미국 언론에 비친 국가 이미지를 비교했다. 우선 기사 게재 비율은 중국이 뉴욕 타임스 48%, LA타임스 53%로 가장 많았으며 일본은 37%와 39%로 각각 집계됐다. 한국 관련기사의 비율은 15%와 8%에 그쳤다. 내용면에서는 한국 관련기사가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 등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것이 많았다. 107건의 한국 관련기사 가운데 중립적 기사를 제외한 긍정적 기사와 부정적 기사의 비율이 각각 58.7%와 41.3%로 나타난 데 비해 일본과 중국은 긍정적 기사 비율이 29.7%와 33.9%에 머물렀다. 그러나 두 신문 모두 한국에 대해서는 정치나 경제에 집중한 데 반해 일본과 중국에 대해서는 전통문화와 대중문화 등 다양한 측면들을 골고루 보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호학적 방법을 통해 분석한 한국의 이미지는 △평화 △독창성ㆍ영원성 △정치후진성 △과격성 △경제 위기 및 회생 △사회불안 △질병 등 7가지 범주로 제시된다. 일본에 대해서는 △정국의 위기 및 안정 △위협 △경제 불황 및 회복 △위험 △기술 △아름다움ㆍ영원성, 중국에 대해서는 △평화 △발전 △문화적 풍부함과 아름다움 △기술 △개방 및 폐쇄 △통제 △부정부패 △억압 △위험 △전쟁 등을 지칭하는기호들이 주로 사용됐다. 연구팀은 "한국이 지닌 여러 강점 가운데 정보통신분야에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국가라는 점과, 독특한 전통과 현대 문화가 어우러진 문화국가라는 점을 널리 부각시켜야 한다"면서 월드컵 대회를 비롯한 대규모 국제행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