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중국출신 작가 가오싱젠(61.高行健)의「영혼의 산」(현대문학북스. 전2권. 이상해 옮김)이 번역.출간됐다. 이 소설은 가오싱젠이 1982-89년 '영혼의 산(靈山)'을 찾아 길을 떠난 험난한 여정중에 쓴 일종의 기행문으로, 1989년 프랑스 망명 뒤 탈고됐다. 영산은 지도책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중국의 신화 자료들을 통해 확인되는 가상의 산. 주인공 '나'는 새로운 삶의 모색을 위해 떠난 여행길 곳곳에서 각양각색의 험한 일들을 경험한다. 곳곳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산적과 홍위병들의 습격을 받기도 한다. 현대화 과정에서 몸살을 앓고 있는 거대한 대륙을 가로지르며 중국 문화의 기원에 대한 탐색, 여러 소수 민족의 무속과 풍습에 대한 고찰, 민요, 전설, 환경오염과문화혁명에 대한 고발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문화혁명 기간중 하방(下放)되기도 했던 가오싱젠은 모더니즘적 자유 분방함을추구한다는 이유로 정부 당국으로부터 핍박 받았는데, 이 여행은 그런 일들을 겪은후에 자아 찾기와 자기 정체성 확립, 예술의 길 찾기를 위한 몸짓이었다. 「영혼의 산」은 1990년 대만에서, 1995년 프랑스에서 각각 출간됐다. 가오싱젠에게 노벨문학상 수상에 이은 프랑스 최고의 레종 도뇌르 훈장을 안긴 수작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