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산업자원부에 등록한 한국캐릭터협회(회장 장우석 카리스네오스 대표)가 출범한데 이어 최근 한국캐릭터문화산업협회가 공식 설립됨에 따라 캐릭터 관련 업계가 양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두 협회의 설립 취지가 동일할 뿐 아니라 투자조성,해외진출 모색,국내 캐릭터 개발 등 구체적인 사업내용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바른손 아트박스 모닝글로리 시공사 위즈엔터테인먼트 등 캐릭터 개발·유통·제조업체 70여개사가 참여하는 사단법인 한국캐릭터문화산업협회는 최근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이들 업체는 창립총회를 통해 임원진 선출,정관 인준 등 법인 설립을 위한 기초작업을 마치고 문화관광부에 사단법인 인가를 신청하기로 했다.

초대협회장으로는 바른손의 임호석 대표이사가 선출됐다.

임 회장은 취임 일성에서 "디지털 경제의 대표산업으로 떠오른 캐릭터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연구지원뿐 아니라 마케팅이 중요하다"면서 "협회 차원에서 캐릭터 매니지먼트 사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정부 제도 개선 협의와 교육 세미나 및 전시사업 등도 다각적으로 펼쳐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협회의 출범에 대해 전문가들은 캐릭터 시장이 막 싹트기 시작한 중요한 시기에 관련 업체가 분열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번 협회의 설립은 캐릭터 산업에 대한 민간투자와 정부 지원이 늘어남에 따라 이를 선점하려는 업체간 이해득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도 "두 단체를 이루는 중심 인물이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 업종에 종사해왔던 것도 아닌데 캐릭터 업계를 얼마만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겠느냐"며 협회설립으로 정부지원을 따내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산자부와 문화부의 주도권 다툼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미 문화부가 95년에 캐릭터 산업에 대한 현황조사를 마치고 지원책을 제시했는데도 산자부가 연말까지 비슷한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캐릭터 산업에 대한 지원책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캐릭터문화산업협회 관계자는 "최근 양측 운영진이 회동을 갖고 소모적인 논쟁보다 업계 발전을 위해 도울 일은 돕고 경쟁할 것은 경쟁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며 "두 협회가 상호간 대표성을 인정하고 회원의 의사에 따라 중복 가입도 허락하는 등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장을 활성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