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부모와 자녀가 함께 돌아볼수 있는 전시회들이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본래 여름은 미술계에도 비수기.

한국화랑협회 소속 화랑들이 8월1~10일을 단체 휴가기간으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방학중 학생관객이 늘어나자 올해는 아예 이들을 겨냥한
특별기획전이 마련된 것.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교과서 미술전"과 "폼페이
최후의날 유물전", 호암갤러리의 "사진예술 160년전", 예술의전당
서예관에서 이어질 "대한민국 서예공모대전"과 "대한민국현대서예대전",
갤러리현대의 "바스키아전" 등이 방학중 학생과 가족관객을 위해 꾸며진
대표적인 전시회들이다.

25일~8월2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580-1234)에서 열릴
"교과서 미술전"은 책에서만 보던 작품을 직접 감상할수 있는 기회.

현재 각급 학교에서 사용중인 47권의 미술교과서에 실린 한국작가의
작품 1천여점중 1백여점을 모아 보여준다.

전시작에는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 최초의 서양화가 고희동,
민족정서를 토속적으로 그려낸 박수근, 독특한 실경한국화의 세계를 이룩한
이상범씨의 작품이 포함된다.

또 김기창 허건 천경자 송영방 이종상 이숙자 이왈종 (이상 한국화)
김흥수 김봉태 오수환 이두식 김상구 황주리 강애란 (이상 서양화) 강관욱
고정수 최종태 김세중 전뢰진 (이상 조각)씨의 작품도 전시된다.

10일~9월7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갤러리(750-7856)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예술 160년전"은 사진예술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수 있는 전시회.

세계적인 사진컬렉션을 자랑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소장품
1만여점중 엄선한 1백21점을 가져왔다.

세계적인 사진작가 1백7명의 작품을 모은 이번 전시회에는 말의 순간
동작을 최초로 촬영한 머이브리지의 사진을 비롯 사진사의 기념비적 작품이
망라됐다.

24일~9월3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마련될 "폼페이 최후의날
유물전"은 수천년간 화산재속에 묻혀 있던 로마시대의 문화유물
1백50여점이 전시된다.

그리스신화를 소재로 한 벽화와 호화로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모자이크
장식, 검투사의 투구, 네로황제의 두상이 각인된 금화와 부인 포파이아의
황금뱀모양팔찌 등 찬란했던 로마문명을 보여주는 유물들이 포함돼 있다.

15일~8월17일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734-6111)에서 열리고 있는
"장 미셀 바스키아전" 또한 초중고생은 물론 일반인이 미술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꾸며진 기획전.

미국 뉴욕의 지하철에 낙서를 일삼던 흑인화가에서 세계적인 팝아트의
거장으로 성장했으나 28세에 요절한 불우한 천재의 모습을 살필 수 있다.

이밖에 예술의전당 서예관에서는 28일~8월3일 제2회 대한민국
서예공모대전, 8월6~17일 제6회 대한민국현대서예대전, 8월20~29일
대한민국서예고시대전들이 잇달아 열린다.

또 국립현대미술관(503-9675)에서는 방학중 2층 원형전시장을 어린이
미술관으로 꾸며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미적 경험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

이곳에는 각종 아동미술공모전 입상작과 설치 및 조각작품을 교체
전시할 계획이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