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현대미술을 총체적으로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회가 잇달아
마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 중구 다동에 위치한 동아갤러리 (778-4872)가 13일~9월4일 "제도의
종말-호주의 현대미술전"을 여는데 이어 예술의전당 (580-1510)이 오는
9월1~28일 "메시지 호주미술전"을 개최한다.

호주의 현대미술은 지난 92년 국립현대미술관이 "낙원의 이방인전"을
연뒤 그동안 부분적으로 국내에 소개돼왔으나 전체적인 궁금증을
풀어주기에는 미약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대규모 기획전시회가 연이어 마련되는 것을 기점으로
국내 애호가들의 새로운 관심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호주는 앵글로-캘틱에 바탕을 둔 유럽문화와 원주민문화, 그리고
세계각국에서 이민온 다양한 민족들의 문화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곳.미술문화 역시 원주민 고유의 미술과 서구 현대미술의 여러 경향이
조화를 이루면서 독특한 조형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동아갤러리의 "제도의 종말-호주의 현대미술전"은 호주 현대미술의
최신 경향을 한눈에 살펴볼수 있도록 꾸며진 기획전.

아시아지역 순회전의 일환으로 일본 오사카 옥시갤러리와 도쿄
하코네미술관전에 이어 열리는 이번 내한전은 시드니 최대 화랑인
셔먼갤러리와 퀸즈랜드주립미술관이 호주의 현대미술을 아시아지역에
소개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의 후원을 얻어 기획한 전시회이다.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에 호주대표로 참가했던 빌 헨슨을 비롯 피터
에킨즈, 고든 베넷, 로버트 헌터, 마이크 파, 줄리 랍 등 호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중견작가 12명이 출품했다.

원주민과 유럽계 아시아계 등이 망라된 이들은 호주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무대에도 잘알려진 인물들.

인종적 뿌리가 다양해 예술적인 개념과 매체, 표현양식에서도 큰
차이점을 보여주는 이들의 작품은 열정적 낙관적이기도 하지만 때로
침울하며 사색적인 이미지가 병치하는 다양한 표현양식을 지니고 있다.

예술의 전당이 마련한 "메시지 호주미술전"에서는 현대미술 10점과
현대공예 45점외에 원주민 미술 33점이 선보일 예정.

현대미술 및 현대공예품들은 퀸즈랜드 아트갤러리와 RMIT갤러리
소장품들로 역시 호주를 대표하는 중견 및 신진 현대작가들의 작품들이
포함돼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특히 "대지의 속삭임"이라는 주제아래 평면 18점,
입체 및 조각 5점, 사진 10점이 출품되는 원주민미술이 볼거리.

호주원주민 특유의 우주관과 인간관, 그리고 신화적인 형상과
상징체계가 잘 나타나 있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