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가 사라진다.

세계경기가 회복되는 것일까.

아니면 단지 미국경기만 좋아지는 것일까.

95년봄 미국의 여성패션에서는 최근 3~4년간 몰아쳤던 미니바람이
급격히 퇴조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경기가 나쁘면 미니가 유행한다는 설이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미니의
퇴조는 미국경기의 회복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미니 대신 등장한 새 라인은 무엇인가.

95년봄 미국여성들의 스커트와 원피스 길이는 무릎에서 머문다.

샤넬라인 혹은 니라인이 미니와 발목까지 내려오는 맥시를 제치고
새로운 유행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타이트와 플레어등 형태에 관계없이
길이는 무릎바로위 혹은 바로아래에서 결정된다.

올봄 전세계적으로 유행할 글래머룩의 경우에도 길이는 마찬가지.
타깃의 연령층이 20대나 40대로 전혀 다른 경우에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니의 후퇴와 함께 올봄 세계패션에서 가장 두드러진 경향의 한가지는
비닐등 첨단소재의 일반화.비닐이나 플라스틱 금속사등 첨단소재가
등장한 것은 3~4년전부터. 그러나 그동안 컬렉션발표용정도에 머물렀었는데
올들어서는 스프링코트등 겉옷은 물론 투피스와 블라우스를 비롯한
정장용으로 사용되는등 본격적인 실용화단계에 들어섰다.

특히 글래머룩이 유행하면서 투명한 비닐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봄 여름패션에서 사라졌던 검정색이 다시 보이는 것과 물방울무늬가
대거 등장한 점도 올봄 세계패션에서 눈에 띄는 현상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디자이너 돈나 카란은 올봄 하이패션브랜드 "돈나
카란"은 섹시한 분위기를 강조한 글래머룩스타일로,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 "DKNY"는 단정하고 깔끔하면서 귀여운 재키(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스타일로 만들어냈다.

글래머룩의 경우 단정하고 기품있는 분위기로 만듦으로써 아무나
넘볼수 없도록 한 것은 "글래머룩=야한옷"이 라는 잘못된 인식을
수정시키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