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등 알람앱 '알라미'…"인스타 같은 킬러앱 될 것" [긱스]
10년간 알람 앱 하나만 파고든 회사가 있다. ‘확실히 깨운다’는 미션을 집요하게 파고든 덕분에 세계 1위 알람 앱이 됐다. 외부 투자 없이 100억원대 이익을 내는 ‘알짜 스타트업’ 반열에 올랐다. 이달 법인 설립 10주년을 맞은 딜라이트룸 얘기다.

24일 서울 신논현역 인근 본사에서 만난 신재명 딜라이트룸 대표(사진)는 “알람 앱이 넘쳐나는 가운데 세계 1위가 된 비결은 ‘확실히 깨운다’는 본질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며 “다른 알람 앱이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으로 접근한 것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알라미는 2012년 한국외국어대 정보통신학과 4학년생이던 신 대표가 본인이 쓰려고 만든 앱 ‘Sleep if you can’이 시초다. 그는 “아침에 알람이 울리면 끄고 다시 자는 게 문제라 아예 화장실에 휴대폰을 두고 잤다”며 “그러다 화장실에 가면 자동으로 꺼지는 앱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 직접 개발한 게 알라미의 시작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지 인식 알고리즘 기반으로 특정 장소 사진을 찍으면 꺼지는 알람 앱을 개발했다. 그해 8월 미국 정보기술(IT) 전문지 시넷이 신 대표가 내놓은 앱을 잠을 깨우는 ‘악마의 앱’으로 소개하면서 글로벌 사용자가 대거 유입됐다. 출시 2년 만인 2014년 50개국에서 알람 앱 1위를 기록했다. 2016년 1000만 다운로드, 2019년 3000만 다운로드, 2022년 7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꾸준히 성장했다. 현재 사용자의 85%가 해외 유저다.

2020년 알라미는 유틸리티 앱으로는 이례적으로 구독 모델을 도입했다. 신 대표는 “저 역시 누가 알람 앱을 구독해서 쓸까 싶었지만 알람 덕분에 아침 시간 1시간을 아꼈다며 기꺼이 구독하는 사람이 현재 9만300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약 192억원)의 35%가 구독 모델에서 나왔다.

이제 알라미는 확실히 깨우는 것을 넘어 ‘성공적인 아침’을 만드는 미션에 도전하고 있다. 개운한 아침은 편안한 숙면에서 시작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딜라이트룸은 모닝 웰니스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2021년 인공지능(AI) 기반 매트리스 스타트업 ‘삼분의일’에 투자한 데 이어 지난해 국내 1위 하루 루틴 관리 앱 ‘마이루틴’을 개발한 마인딩을 인수했다. 최근 수면 사운드, 수면 모드 기능을 앱에 추가하며 105개국 앱스토어에서 수면 관리 앱으로 추천되기도 했다.

창업 후 줄곧 흑자 경영을 이룬 신 대표는 외부 투자 유치 없이 알라미를 와츠앱, 인스타그램 같은 ‘킬러앱’으로 키우는 게 목표다. 그는 “투자받아 트래픽을 키우기보다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돈이 많다고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문제의 본질에 얼마나 집중하느냐가 1등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허란/사진=이솔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