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그룹 사옥 / 사진 제공=일동제약
일동제약그룹 사옥 / 사진 제공=일동제약
일본 정부가 올 겨울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의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코바 100만명분을 추가 구매했다. 조코바는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일동제약이 공동개발한 약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최근 시오노기를 통해 조코바 100만명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시오노기는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올해 3월 일본 후생성은 시오노기로부터 100만명분의 조코바를 확보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후생성이 확보한 조코바는 200만명분으로 늘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이달 15일부터 지방자치단체 등이 지정한 병원과 약국 외에서도 조코바를 환자 치료에 쓸 수 있도록 했다. 겨울을 맞아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자 조코바 활용을 확대해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같은 행정고시가 시행되면 일선 의료기관에서 조코바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 이번 물량 확보는 이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시오노기 측은 정부가 안정적으로 조코바를 일선 의료기관에 공급할 수 있도록 신규 공급 물량을 연내 전달할 계획이다. 시오노기는 이 약이 일반적인 의약품 유통 경로로도 판매될 수 있도록 일본 정부과 논의하고 있다.

조코바는 엔시트렐비르(ensitrelvir) 성분의 항바이러스제다. 3CL-프로테아제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다. 매일 한번 5일 간 복용하면 된다.

올해 8월까지 진행한 임상 2·3상시험에서 기침, 인후통, 콧물 및 코막힘, 발열, 피로감 등의 증상 개선 속도를 높였다. 조코바 투여군은 증상 개선까지 167.9시간 걸렸지만 가짜약은 192.2시간이었다.

조코바는 몸 속 바이러스를 빠르게 없애준다. '감염재생산지수'를 낮춰 코로나19 유행 억제에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다. 조코바를 세 번 복용한 뒤 임상 4일차 환자의 몸 속 코로나19 바이러스 리보핵산(RNA)은 가짜약 투여군보다 1.4 log10copies/ml만큼 더 감소했다.

조코바 임상시험이 오미크론 변이 유행 시기에 주로 진행된 것도 일본 정부가 이 약의 활용을 확대하는 배경이다. 사망자가 적고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의 특성을 반영해 최근 발생하는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조코바 추가 확보에 나서면서 국내 허가 절차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이 약의 긴급사용승인 신청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동제약은 국내 기업이 개발에 참여한 약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른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달리 한국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기술이전을 통해 국내 제조가 가능해지면 치료제 확보나 공급 면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