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ISS) 내부는 어린아이 침대처럼 혼잡하죠. 이제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세련된 우주 주거 공간이 실제로 구현될 것입니다.”

에리카 와그너 블루오리진 총괄이사는 25일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2’의 ‘포스트-ISS:국제우주정거장, 그 이후는?’ 기조 세션에서 “앞으로 우주정거장은 과학 연구를 넘어 1인 관광, 영화 촬영까지도 가능한 곳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과 화성 탐사를 거쳐 ‘스페이스 노마드(space nomads·우주 유목민)’로 거듭날 인류에게 차세대 우주정거장이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관측이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오리진은 차세대 우주정거장 ‘오비탈리프’를 개발하고 있다. 민간 주도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지구 저궤도(500㎞)를 비행할 상업용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는 것이다. 앞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운용 중인 ISS의 퇴역 시기를 2030년으로 확정했다. 오비탈리프는 2020년대 후반을 목표로 완공돼 ISS 공백을 메운다.

와그너 총괄이사는 오비탈리프의 특징으로 ‘개방형 구조’를 꼽았다. 그는 “어느 국가나 산업체든 모듈만 있으면 오비탈리프에 덧붙여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차세대 우주정거장은 우주 물류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존재다. 올리비에 드 베크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아폴로 프로그램 우주공학과 교수는 “미래 우주 탐사는 유목이란 단어가 적합하다”며 “수백 개에 이를 탐사 미션들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지구에서 모든 화물을 싣고 출발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