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12GB CXL D램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512GB CXL D램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기존 컴퓨팅 시스템 메모리 용량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 D램 용량을 획기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대용량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성공했다. 올 하반기부터 공급을 시작해 차세대 메모리 상용화를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대비 메모리 용량을 4배 향상한 512GB CXL D램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CXL 기반 D램 기술을 개발하고 데이터센터·서버·칩셋 업체들과 함께 평가한 지 1년 만이다. 특히 주문형 반도체(ASIC) 기반의 컨트롤러를 탑재해 데이터 지연 시간을 기존 제품 대비 5분의 1로 줄였다.

고속 입출력 인터페이스(PCIe) 5.0을 지원하는 이 제품은 대용량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의 EDSFF(Enterprise & Data Center Standard Form Factor) 폼팩터를 적용해 기존 컴퓨팅 시스템의 D램 용량을 획기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미래 산업들은 모두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기존 컴퓨팅 시스템으로는 폭증하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일반적 컴퓨팅 시스템에서는 CPU 1개당 사용할 수 있는 D램 모듈이 제한돼 있어 D램 용량을 늘려 데이터 처리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CPU를 새롭게 증설해야 하기 때문이다.

CXL D램은 대용량 SSD에 적용되는 인터페이스와 폼팩터를 활용해 CPU의 추가 증설 없이 D램의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메인 D램과 더불어 서버 한 대당 메모리 용량을 수십 테라바이트 이상으로 확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 '스케일러블 메모리 개발 키트(Scalable Memory Development Kit, SMDK)'의 업데이트 버전을 오픈소스로 추가 공개해 개발자들이 다양한 응용 환경에서 CXL D램 기술을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빠르고 쉽게 개발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주요 데이터센터, 서버, 칩셋 업체들과 차세대 인터페이스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3분기부터 주요 고객과 파트너들에게 512GB CXL D램 샘플을 제공할 예정이다. 테라바이트(TB)급 이상의 차세대 메모리 인터페이스 제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박철민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 상무는 "CXL D램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서비스를 혁신적으로 높이고 앞으로 소프트웨어 정의 메모리(Software-Defined Memory)를 포함한 차세대 메모리로 확장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CXL 메모리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해 갈 수 있도록 고객, 파트너들과 함께 기술 표준화를 적극 추진하고 CXL 메모리 솔루션을 확대해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